요리사의 꿈 펼쳐요, 내가 멘토 될게요

박미향 2011.12.15
조회수 15710 추천수 0

저소득층 청소년 자립 돕는 ‘SK 해피스쿨’ 요리학교장 서승호씨 
새해 1년동안 ‘재능 기부’
요리사 소양 교육은 기본 
와인 특강과 셰프 강의도 
  
 00413328101_20111209.jpg » 서승호(44) 셰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가파른 언덕길에는 ‘레스토랑 서승호’가 있다. 이곳은 하루 한 팀의 손님만 받는 걸로 유명하다. 파리 현지에서 실력을 닦은 프랑스 요리 전문가인 서승호(44·사진) 셰프가 주인장이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때 비즈니스 서밋의 만찬을 준비하는 등 유명세를 타고 방송가와 대학의 특강 요청이 밀려들었지만 주저했던 그가 최근 요리학교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수락했다. ‘에스케이(SK) 해피스쿨’의 요리분야 교장을 맡은 것이다. 그는 이 일을 위해 내년 내내 평일 레스토랑 문을 닫는다.

해피스쿨은 저소득가정 청소년 20~30명을 대상으로 새해 1월4일부터 12월27일까지 1년간 요리 전문가 양성 교육을 운영한다. 전액 무료다. “기업의 이익을 목표로 했다면 하지 않았을 겁니다. 수료생들이 일정기간 기업에서 일을 해야 하는 등의 (족쇄 같은) 조건도 없습니다.” 그는 “좋은 음식을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세상을 위해 제자들을 키우기로 결심했다.

“요리 전반에 대한 것을 먼저 가르칩니다. 학생들이 푸드 스타일리스트나 한식요리사가 돼도 꼭 알아야 할 것들입니다.” 그의 말대로 커리큘럼은 다채롭다. 와인과 치즈 전문가 특강, 유명 레스토랑 셰프 강의, 생선 등의 식재료 판매상에게 직접 듣는 재료학 등이 있다. 프랑스 요리와 전통 한식도 빠지지 않는다. “서양요리를 만들더라도 한국인은 된장·간장과 한국 음식을 모르면 안 됩니다.” 그래서 한식요리 전문가 박종숙 선생도 초빙했다.

커리큘럼에는 요리사로서 소양교육도 빠지지 않는다. “한 접시의 음식이 나오려면 최소 스무 번 이상 설거지를 해야 합니다.” 화려한 접시, 스타 셰프 등 겉으로 드러난 요리사의 세계가 아닌 이면에 숨겨진 노력과 땀방울에 대해서도 그는 촘촘히 가르칠 생각이다. “음식은 배를 채우기도 하지만 영혼을 아름답게 밝게 해주기도 합니다. 요리사의 사회적 역할이기도 하죠.” 음식과 연관된 삶의 태도는 그가 중점을 두는 교육이다.

“편한 형이나 삼촌이 되거나 멘토로서 따스한 말도 아끼기 않겠지만 아이들의 자립을 위해 냉정함도 잃지 않을 생각입니다. 주방에는 ‘미친 셰프’가 있어야 음식이 훌륭합니다. 열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요리를 정말 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해피스쿨은 에스케이그룹이 운영하는 행복나눔재단에서 2008년부터 운영하는 청소년 자립지원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고교생부터 18~24살 청년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자동차전문가와 뮤지컬 배우 양성 프로그램은 현재 모집중이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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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 기자
한겨레신문에서 음식문화에 관한 다양한 기사를 쓰고 있다. 2000년에 직장인들의 야식을 주제로 한 연재물 '밤참'을 시작으로 먹을거리와 인연을 맺었다. <그곳에 가면 취하고 싶다>, <인생이 있는 식탁> 등 4권의 음식 관련 책을 냈다. MBC <여성시대> 등에 출연해 맛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타고난 체력과 품 넓은 열정을 재산 삼아 맛과 이미지의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행복하게 만드는 음식문화 정착에 자신의 일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의 시작은 밥상이 출발이라고 믿는다.
이메일 : mh@hani.co.kr       트위터 : psol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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