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선물> 양장피의 은밀한(?) 추억

조회수 8978 추천수 0 2013.03.20 12:51:41
 

양장피의 은밀한(?) 추억

 

나는 6년차 주부 곧 있으면 시어머님의 생신이 돌아온다.

메뉴로 안동찜닭, 상큼샐러드, 양장피(!!) 양장피하면 생각나는 일이 있다.

 

 때는 대학시절, 지방에서 학교를 다니던 내가 서울에 그것도 강남 한복판에 친척분이 하시는 고급 차이니스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일이다. 그 음식점은 유명해서 TV에서나 볼 수 있는 연예인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중국요리라고는 짜장면, 짬뽕, 탕수육 밖에 모르던 나는 간단한 음식을 주문 받았고 코스요리는 너무 복잡해서 경험이 많은 언니들이 담당했다. 

그러던 어느날 손님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모든 종업원들은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일이 터졌다. 베테랑 언니가 주문을 받고 있어서 하는 수 없이 내가 코스요리 중 양장피를 가져다 주었다. 그런데 그분들이 나를 부르더니  ‘이집은 짜장면은 맛이 있는데 양장피는 영~ 아니라고...’ 하시는게 아니겠는가! 순간! 아차하며 두가지 생각이 스치듯 떠올랐다. 무언가가 빠졌고 손님들은 그것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나는 정신없이 뛰어가서 2층으로 음식이 올라오는 덤웨이터 속을 보았다.

 그런데 그곳에 홀로 쓸쓸히 겨자쏘스가 울고 있는게 아닌가!!!

이건 뭐지?  “앙꼬 없는 찐빵, 김빠진 콜라, 끈없는 팬티”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난 이성을 잃지 않고 매우 침착했다. 소스를 챙겨 손님들이 모르게 살짝 식탁의 가장자리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사투리를 누르며 어색한 서울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손님 양장피는 이 쏘스에 찍어 드셔야지요~“ 다행히 눈치채지 못했고 그분들은 겨자쏘스를 곁들여 먹는 양장피에 연신 감탄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집은  모든 것이 다 맛이구만“하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에구에구~양장피를 모르기는 나나 손님이나 마찬가지여서 정말 다행이었다. 휴~

 

그 사건 때문인지 난 양장피를 볼 때 마다 그 추억이 생각나 웃음 짓게 된다.  난 어머님음식을 정성을 다하여 차린다. 오징어, 파프리카, 새우 등 각종 재료를 접시위에 곱게 놓은 후 양장피에 꽃! 겨자쏘스를 한가운데 꼭 챙겨 놓는다.

이젠 자신있게 ’어머님 양장피는 겨자 쏘스와 같이 드셔야 제맛 이예요‘라며 한 수 거든다.

 

 

                                                                                             광주  강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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