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해설 고수들 ‘야구 맛집’ 보따리 풀다

끼니 2017.04.06
조회수 5693 추천수 0
야구 해설위원·캐스터가 귀띔한 전국 야구장 주변 맛집

푸짐하고 시원한 사직구장 막국수
옻닭백숙은 중계팀 단골 회식메뉴
이종범 반한 ‘우아한 곰탕’의 진수
마산구장엔 야들야들 옛날맛불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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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장원갈비’의 ’옛날맛 불고기’. 박미향 기자

지난 3월31일 ‘2017 타이어뱅크 케이비오(KBO)리그’가 개막했다. 야구 시즌이 시작되면 야구선수들만큼이나 바쁜 이들이 스포츠캐스터와 야구해설위원들이다. 경기가 열리는 3~4시간 내내 해박한 지식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야구팬들을 만난다. 경기가 열리는 구장이 어디든 달려간다. 몇 달간 지방 출장이 이어지지만 외롭지는 않다. 야구장에서 달리고 몸 던지며 드라마를 쓰는 선수들이 가족이나 다름없다. 홈런 때리고 삼진아웃 날리는 생생한 현장의 매력에 푹 빠진 이들이다. 그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잊지 못해 방망이 대신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는 선수들도 있다.

9회말 마지막 승점을 채우고 기진맥진해진 선수들만큼이나 이들도 경기가 끝나면 녹초가 된다. 입담으로 푼 노동의 수고를 씻기 위해 찾는 곳은 구장 인근의 맛집들. 짧게는 1~2년, 길게는 10여년, 야구 현장을 누빈 이들은 집밥보다 구장 인근의 식당 밥이 친근하고 추억이 많다. 여러 지역의 식당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도락가가 되었다. 그들이 꼭꼭 숨겨둔 맛집을 2017년 프로야구를 관람할 야구팬들을 위해 풀었다.

정우영 에스비에스 스포츠(SBS SPORTS) 스포츠캐스터. 에스비에스 스포츠 누리집.
정우영 에스비에스 스포츠(SBS SPORTS) 스포츠캐스터. 에스비에스 스포츠 누리집.

정우영/에스비에스 스포츠(SBS SPORTS) 스포츠캐스터

“새콤하고 시원한 국물맛과 메밀면의 식감이 기가 막히다. 양도 푸짐해서 한 그릇 든든하게 채우면 중계방송 내내 힘이 솟는다. 수육 맛도 일품인데 같이 나오는 무말랭이무침은 중독성이 있다.”

부산 사직구장 건너편에 있는 ‘소문난 주문진막국수’는 1991년에 안영희(63)씨가 창업했다. 지금은 아들 김기윤(34)씨가 맡아 한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선수의 팬인 그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도왔다. 사골로 육수를 낸 막국수는 성인 여성 2명이 나눠 먹어도 충분할 정도로 푸짐하다. 평소 음식 솜씨가 좋았던 모친의 막국수는 금세 소문이 나, 단칸 식당으로 시작한 가게가 지금은 180여명을 수용할 정도로 커졌다. (부산 동래구 사직동 92-1/051-501-7856/7000~2만1000원)

부산 ‘소문난 주문진막국수’의 막국수. 박미향 기자
부산 ‘소문난 주문진막국수’의 막국수. 박미향 기자

“야구 중계팀의 단골 회식 장소다. 밑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하고, 닭백숙을 먹으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인근에 있는 ‘황금알식당’은 초입부터 예사롭지 않다. 시골 외가에 온 기분이 들 정도로 정겹다. 마당에는 여러가지 채소가 자라고 있다. 가정집을 개조한 ‘황금알식당’은 닭백숙, 옻닭백숙이 주메뉴다. 20여년 전 이 식당을 연 김태순(62)씨는 처음엔 동네에서 생닭을 잡아주는 일을 했다. 닭 잡는 데는 실력자인 그는 지금도 매일 아침 신선한 토종닭을 잡아 조리한다.

대전 ‘황금알식당’의 옻닭백숙. 박미향 기자
대전 ‘황금알식당’의 옻닭백숙. 박미향 기자

닭의 간, 닭발 등 한 마리를 통째로 먹을 수 있는 이유라고 그는 말한다. 옻나무를 넣어 우린 국물과 푹 익은 닭의 간 맛은 별미다. 닭고기를 건져 먹고 나면 찹쌀밥을 넣어 죽을 끓여준다. 이 맛도 일품이다. 예약은 필수다. 상호는 개업 초기에 삶은 달걀을 무료로 주자 손님들이 황금알 같다고 해 지은 이름이다. (대전 중구 대흥동 378-39/042-256-8045/4만원)

이종범 엠비시 스포츠플러스(MBC SPORTS+) 해설위원. 엠비시 스포츠플러스 누리집.
이종범 엠비시 스포츠플러스(MBC SPORTS+) 해설위원. 엠비시 스포츠플러스 누리집.

이종범/엠비시 스포츠플러스(MBC SPORTS+) 해설위원

“광주에는 나주곰탕집이 많은데 화정동 ‘나주곰탕’을 자주 간다. 맑은 국물이 일품이고, 곰탕 안에 있는 고기도 맛나다. 반찬도 매우 훌륭해 밥 한 공기는 뚝딱 해치운다. 갓김치, 배추김치 다 맛있다.”

허름한 주택가에 자리잡은 ‘나주곰탕’은 들어서면 1970년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갈색의 문틀과 길게 늘어진 전등이 고풍스럽다. 곰탕은 맑은 국물이다. 기름기가 매우 적어 한 숟가락 뜰 때마다 담백하다는 느낌이 든다. 맛이 우아하다. 주인 서양숙(68)씨는 매일 기름기가 거의 없는 소의 옆구리 살이나 양지를 4시간 삶아 국물을 만든다. 김치가 5가지 나온다. 인터넷을 검색해도 찾기 힘든 식당으로, 미식가로 알려진 이종범 위원이 추천한 식당답다. 곧 이사하지만 전화번호는 그대로 둔단다. (광주 서구 화정동 334-67/062-523-5885/7000~3만5000원)

“육전도 맛있고, 황석어탕도 맛깔스러워 자주 가는 식당이다.”

광주 화정동 ’나주곰탕’의 곰탕. 박미향 기자
광주 화정동 ’나주곰탕’의 곰탕. 박미향 기자

광주 ‘연화’는 운천저수지 앞에 있는 식당으로 ‘이종범의 단골집’으로 유명하다. 특히 육전을 손님들 보는 앞에서 조리해줘 보는 재미가 있다. 소고기 사태로 부치는 육전이 대표 메뉴지만 낙지전·키조개전·전복전 등도 있다. 해산물은 식당 안 수족관에서 관리한다. 예약은 필수다. (광주 서구 치평동 241-3/062-384-1142/2만5000~2만6000원)

한만정 엠비시 스포츠플러스(MBC SPORTS+) 해설위원. 엠비시 스포츠플러스
한만정 엠비시 스포츠플러스(MBC SPORTS+) 해설위원. 엠비시 스포츠플러스

한만정/엠비시 스포츠플러스(MBC SPORTS+) 해설위원

“개업한 뒤 한번도 맛의 변화가 없는 한결같은 식당이다. 옛날식 불고기와 향수를 자극하는 불판이 기억에 남는 곳이다.”

경남 창원시의 ‘장원갈비’는 20여년 된, 넓은 정원이 딸린 길쭉한 형태의 식당이다. ‘옛날맛 불고기’, 소갈비구이, 한우통갈비살, 한우등심, 생삼겹살 등이 메뉴인데 특히 ‘옛날맛 불고기’가 인기다. 소의 목살을 얇게 썰어 두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버섯·간장·마늘·육수 등을 끓여 만든 양념에 무쳐 나온다. 구멍이 숭숭 뚫린 옛날식 불판에 고기를 익혀 먹는데 이것도 추억을 부른다. 야들야들한 고기는 잘근잘근 씹지 않아도 술술 목구멍을 넘어간다. 따끈한 밥과 먹으면 맛이 더 도드라진다. 주인 김기철(55)씨의 부친 김주환(94)씨가 1990년대 초 서울 명동의 한 고급 한식당의 주방장을 초빙해 문 열었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158-1/055-296-9733~4/9000~2만5000원)

창원 ‘큰집간장게장정식’의 꽃게정식. 박미향 기자
창원 ‘큰집간장게장정식’의 꽃게정식. 박미향 기자

“창원에서 경기가 열리면 늘 찾는 식당이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는 않는 묘한 매력이 있다. 양념게장, 꼬막정식, 해물탕, 갈비찜 등이 모두 맛깔스럽다. 전국 택배도 한다.”

창원시 ‘큰집간장게장정식’은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이다. 돌게정식·꽃게정식·양념게장 등 게장요리가 유명하지만 꼬막정식·꽃게살비빔밥·소갈비찜·꽃게탕 등도 있다. 이미 소문난 식당이라 벽에는 유명인들의 사인이 잔뜩 걸려 있다. 꽃게정식을 주문하면 김·시금치·장조림 등 깔끔한 반찬이 나온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 44-1/055-241-6300/1만~4만5000원)

조성환 케이비에스 엔(KBS N) 해설위원. 조소영 기자
조성환 케이비에스 엔(KBS N) 해설위원. 조소영 기자

조성환/케이비에스 엔(KBS N) 해설위원

“부산에서 18년 살았다. 서울에서 손님이 오거나 입맛이 없을 때 가는 식당이다. 10년 넘은 단골집으로 만두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 식당의 만두전골이 최고다. 따스한 국물, 커다란 만두, 칼국수, 그리고 죽까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 좋다.”

1997년에 문 연 부산의 ‘무궁화식당’은 낡은 가정집을 개조해 들인 식당이다. 1만2000원인 만두전골을 주문하면 갖은 채소와 어른 손바닥만한 만두 두 점, 칼국수, 얇은 쇠고기 등이 한 냄비에 나온다. 만두피도 직접 빚어 만든다. 꽃등심 쇠고기, 곱창전골, 간장게장 등도 있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50-7/1만~2만5000원)

부산 ’무궁화식당’의 만두전골. 박미향 기자
부산 ’무궁화식당’의 만두전골. 박미향 기자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나의 냉면 단골집이다. 소고기, 갈비도 맛있다. 직원들이 친절해서 가족과 자주 찾는다.”

서울 상암동의 ‘배꼽집’은 한우 안심, 토시살, 치마살 등도 맛볼 수 있는 냉면집으로, 이미 평양냉면으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1597/02-304-9293/6000~8만9000원)

강성철 케이비에스 엔(KBS N) 스포츠캐스터. 케이비에스 엔 누리집.
강성철 케이비에스 엔(KBS N) 스포츠캐스터. 케이비에스 엔 누리집.

강성철/케이비에스 엔(KBS N) 스포츠캐스터

“잠실야구장은 주변에 맛집이 워낙 많아서 딱 한 곳을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원정팀들이 자주 가는 식당이 있다. ‘신의주찹쌀순대’로 원정팀 선수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의주찹쌀순대’는 원정팀이 주로 숙소로 쓰는 리베라호텔 근처에 있다. 새벽에도 문을 열어 강남 일대의 술꾼들이 자주 찾는 순대전문점이다. 들깻가루가 들어간 순댓국이 인기 메뉴다. 순대·오징어순대·만두전골 등이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68-7/02-511-9081/9000~3만5000원)

“인천 에스케이(SK) 행복드림구장 근처에는 갈 만한 식당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지하철 문학경기장역에서 한 정거장 뒤인 선학역 인근에 먹자골목이 있다. ‘그 소가 처음 웃던 그날’의 한우와 된장찌개가 엄청 맛있다.”

‘그 소가 처음 웃던 그날’은 현재 상호가 ‘한우에 빠진 그날’이다. 주인 이동하(44)씨는 “손님들이 너무 잔인하다”고 해서 바꿨다고 한다. 깔끔한 반찬과 25~40일 ‘웨트 에이징’(wet aging·습식숙성) 한 한우가 메뉴인 식당이다. 토치(휴대용 불 조리도구)로 고기 겉을 익혀주므로 불맛이 난다. 고기를 다 굽고 나면 불판에 된장을 풀어 찌개를 끓여준다. 이씨는 “된장찌개는 4시간 끓인 육수로 만든다”고 말한다. (인천 연수구 선학동 403-30/032-819-7772/100g에 1만8000원)

한명재 엠비시 스포츠플러스(MBC SPORTS+) 스포츠캐스터. 엠비시 스포츠플러스 누리집
한명재 엠비시 스포츠플러스(MBC SPORTS+) 스포츠캐스터. 엠비시 스포츠플러스 누리집

한명재/엠비시 스포츠플러스(MBC SPORTS+) 스포츠캐스터

“노포의 향취가 느껴지는 식당이다. 주인이 순대를 매일 직접 만든다. 주인의 인심도 좋아 양도 푸짐하다.” ‘원조유성순대’는 지역 주민들이 대전을 대표하는 순대전문식당으로 칭찬하는 곳이다. (대전 중구 석교동 57-12/042-285-3393/6000원)

“야들야들한 육질과 알싸한 양념의 조화가 매력적인 식당이다. 투박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 갈비찜은 김가루, 밥과 비벼 먹으면 맛깔스럽다.” 대구 동인동 갈비찜 골목에 있는 ‘유진찜갈비’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맛집이다. 대구 여행자들이 손가락에 꼽는 식당이다. 갈비찜은 게장 못지않은 밥도둑이다. (대구 중구 동인동1가 298-3/053-425-7184/1만8000~2만8000원)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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