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 야들야들, 제주 한치 여름 마시네!

끼니 20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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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 기행 한치요리

‘태광식당’의 한치주물럭
‘태광식당’의 한치주물럭

쪽빛 바다와 쪽빛 하늘이 붙어 있어 경계가 사라진 섬, 제주. 여름 제주는 유난히 파란 하늘을 자랑한다. 바다에서 번져오는 들뜬 파란색이 더해져서 일게다. 육지의 찌는 더위를 피해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파란 바다에 들뜨게 된다. 식도락가들이 여름 제주를 찾는 이유는 정작 따로 있다. 한치 때문이다. 신선한 바람이 일렁거리는 여름 제주 바다에서 잡히는 한치는 달다.

일명 화살오징어라고 하는 한치는 그 모양새가 화살을 닮았는데, 오징어이면서도 다리가 겨우 한 치(3㎝) 정도라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 오징어의 3분의 1 정도 길이고, 뾰쪽하고 지느러미도 마름모꼴이다. 청정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다른 지역에서 잡히는 한치보다 제주 한치가 더 보드랍고 맛깔스럽다.

파란 바다를 보며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내도바당’ 내부 모습
파란 바다를 보며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내도바당’ 내부 모습

내도바당의 한치회
내도바당의 한치회

일명 ‘먹통한치’ 맛집, ‘내도바당’

“우리는 냉동 생선은 안 팔아요. 활어만 팔지.” 제주시에 있는 ‘내도바당’ 주인 강미애(53)씨는 만나자마자 자랑이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로 대략 10여분 거리에 있는 ‘내도바당’은 쪽빛 바다가 훤히 보이는 횟집이다. 툭 터진 야외에서 살랑거리는 바람을 반찬 삼아 맛난 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바로 앞이 ‘알작지 바다’이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거역할 수 없는 비릿한 모자반 냄새가 진동한다. 역겹다기보다는 정겹다. ‘아, 제주구나!’ 하게 하는 인증 마크다.

“여름 제주 한치는 단맛이 많지요.” 강씨의 자랑이 이어진다. 내도바당은 한치를 먹물까지 통째로 삶아내는 ‘먹통한치’로 유명하다. 주로 제주의 식당들이 한치로 물회로 만드는데, 이곳은 물회도 있지만 통으로 삶은 한치가 더 유명하다. 13년 전 김정수(55), 강미애씨 부부가 연 이 식당은 번화가나 유명 관광지가 아닌 제주 촌 동네에 있어 그야말로 아는 이만 오는 곳이었다. 하지만 “정직하게 장사하자”라는 초창기 철학이 효과가 있었는지 최근 들어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두리양식으로 키운 제주 고등어도 이곳 메뉴다.

“이렇게 드셔보세요.” 강씨가 알려주는 대로 김에 회, 고두밥, 갓김치 등을 싸서 한점 입안에 넣자 바람이 속삭인다. “제주 여름 맛은 이런 거야!”

(주소: 제주시 내도중길 9-7, 064)743-8339/7000~18만원)

한치의 변주곡, 태광식당

“40년이야, 40년!” 제주시 ‘태광식당’의 주인 전경자(65)씨는 본래 전남 목포가 고향이다. 25살에 제주 사람인 남편을 따라 고요한 섬 제주에 왔다. 제주 한치 맛에 반해 한치 전문점을 연 지가 이제 40년째다. 초장기에는 장사가 잘 안돼서 고생도 했지만 이제는 방송 등을 탈 정도로 유명해졌다. 이 식당을 전국권 유명 맛집으로 만든 메뉴는 ‘한치주물럭’과 ‘한치불고기’. 제주 사람들은 주로 생선을 물회로 먹었다. 간도 세지 않게 슴슴하게 해서 먹었다. 매콤하고 달콤한 양념에 버무린 한치주물럭은 상상도 못 했다. 전씨의 한치주물럭은 한치와 돼지고기를 섞어 매콤한 양념과 함께 익혀 먹는 음식이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한치와 묵직한 제주 돼지고기의 궁합이 끝내준다. 여기다가 제주산 고사리무침 등이 반찬으로 나온다. 이 맛도 식탁을 화려하게 수놓는 데 한몫한다. 가장 유명한 메뉴는 한치불고기로 양념에 재운 한치불고기가 석쇠에 구워서 나온다.

“어판장 중매인에게 1년 팔 것을 지속해서 공급받아 1년 내내 안 떨어지지.” 한치가 잘 안 잡히는 계절에는 미리 사둬 급속 냉동시킨 한치를 쓴다는 소리다.

(주소: 제주시 탑동로 144 /064)751-1017. 1만2000~1만5000원)

한치물회 식당은 제주에 넘쳐난다. 내장을 뺀 후 적당히 썬 한치를 오이, 미나리 등 각종 채소와 비벼 먹다가 물을 부어 먹는 게 한치물회다. 제주식은 조금 다르다. 육지의 초고추장 대신 된장이 양념이다. 향신료인 제피를 넣어야 제대로 된 제주 물회다. ‘공천포식당’, ‘금능포구횟집’, ‘탐라정물회’, ‘일곱물식당’ 등에서 맛볼 수 있다.

글 사진 박미향 기자
재료 |
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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