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한 젓가락 하실래요

끼니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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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정선·강릉 그윽한 맛 가득
콧등치기국수·오삼불고기·메밀전병 등
물회마을·옹심이마을···음식 고을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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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식당의 황기족발. 닭백숙처럼 살코기를 손으로 찢어서 낸다.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허기진 배를 채워줄 맛깔난 음식이다. 눈으로 하는 ‘호강’ 못지않게 입으로 하는 ‘호사’가 없으면 왠지 섭섭하다. 2월9일부터 열리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대회’에서도 음식이 빠질 수 없다. 다행히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평창·정선·강릉은 강원도를 대표하는 음식들이 즐비하다. 평창은 대표 음식 한우를 비롯해 메밀국수, 꿩만두, 오삼불고기, 황태요리가 꼽힌다. 정선은 ‘아리랑시장’(7·12일)을 중심으로 올챙이국수, 콧등치기, 곤드레나물밥, 황기족발·백숙 등이 유명하다. 강릉은 초당두부, 감자옹심이, 오징어물회 등이 대표 음식으로 꼽힌다. ESC가 이 지역의 대표 맛집을 둘러봤다.


 평창, 메밀과 황태 그리고 오삼불고기

슴슴한 메밀 맛의 감동, 고향막국수


이효석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인 평창은 메밀이 유명하다. 이효석 생가가 있는 봉평면 ‘봉평 메밀음식 거리’에만 30여곳의 메밀 전문 식당이 밀집해 있다. 이효석문학관 맞은편에 있는 ‘고향막국수’는 껍질을 벗겨 보드랍게 만든 메밀면과 채소와 과일만을 넣어 만든 담백한 육수, 봉평 텃밭에서 직접 기르고 수확한 갓김치를 23년째 고집스럽게 지켜온 집이다. 직접 쑨 메밀묵, 메밀전과 메밀전병에서도 정성이 느껴진다. 전수원(57) 대표는 “양심을 속이지 않으면 결국 손님들이 알아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평창군 봉평면 이효석길 142/033-336-1211/메밀물국수 8000원, 메밀비빔국수 9000원, 메밀정식 1만8000원)


고향막국수의 ‘메밀물국수’.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고향막국수의 ‘메밀물국수’.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가시머리식당의 ‘꿩만둣국’.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가시머리식당의 ‘꿩만둣국’.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가시머리식당, 품위 있는 고전


대관령 하늘목장과 양떼목장 인근에 있는 ‘가시머리식당’과 ‘남경식당’은 ‘꿩만두’로 유명하다. 특히 가시머리식당은 평범한 가정집 같은 분위기로 맛을 찾는 이들이라면 꼭 들러야 할 곳이다. 22년째 꿩만두가 대표 메뉴로, 만두소를 씹을 때 푹 익힌 꿩 뼈가 씹히는 것이 특징. 김영순(62) 대표는 “두툼한 만두피에 꿩 뼈까지 통째로 빻아 만두소를 빚었던 전통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꿩만두 외에도 김 대표가 직접 담근 김치, 총각김치, 갓김치 등도 입맛을 돋운다. 왜 가시머리식당일까. 김 대표는 “식당 인근 지명인 가시머리에서 따왔다”고 했다. 

(평창군 대관령면 대관령마루길 369/033-335-5818/만둣국·막국수 7000원)


납작식당의 오삼불고기.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납작식당의 오삼불고기.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매콤달콤, 납작식당


올림픽플라자가 위치한 횡계리는 오삼불고기 거리가 있다. ‘납작식당’과 ‘도암식당’ 등이 대표적이다. 동해에서 잡힌 오징어와 삼겹살을 고추장 양념으로 매콤달콤하게 볶아내는 것이 특징. 특히 1975년 문을 연 오삼불고기 원조 격인 납작식당은 ‘은근하고 소박하게 살자’는 가훈처럼, 투박하지만 정겨운 곳이다. 볶음밥이 따로 제공되지 않아 별도로 밥과 찌개(된장·청국장) 등을 주문해야 한다. 고추장아찌, 곤드레나물, 옥수수범벅 등 10개 안팎의 밑반찬도 소박하고 깔끔하다. 

(평창군 대관령면 대관령로 113/033-335-5477/오삼불고기 1만2000원, 오징어불고기 1만원)


황태덕장의 황태정식. 구이와 국이 함께 나온다.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황태덕장의 황태정식. 구이와 국이 함께 나온다.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해장 으뜸 선수, 황태덕장


겨울 내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황태는 대관령의 특산품이다. 국밥, 구이 외에 찜, 탕, 칼국수, 미역국 등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것도 황태만의 매력. ‘황태덕장’의 황태해장국은 하얗고 뽀얀 국물에 두부가 듬뿍 들어가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바삭하게 튀긴 황태에 매콤달콤한 특제 고추장 양념을 발라 살짝 익힌 황태구이, 황태식해가 별미다. 바로 옆집 ‘황태회관’도 이 지역을 대표하는 황태음식점 중 하나다.

(평창군 대관령면 눈마을길 21/033-335-5942/황태구이정식 1만3000원, 황태미역국 등 8000원)


 정선, 곤드레정식·황기백숙까지


정선아리랑시장 저잣거리에 있는 아리랑맛집의 모둠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정선아리랑시장 저잣거리에 있는 아리랑맛집의 모둠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시끌벅적 장터의 맛, 아리랑맛집


정선아리랑시장은 콧등치기국수, 올챙이국수, 메밀배추전, 메밀전병 등 정선의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상인회에 따르면 소속 음식점만 72곳에 이른다. 아리랑맛집, 대박집, 동명집, 별미집, 여량집 등 오랜 세월 시장에서 내공을 쌓은 집들로 맛은 단연 최고다. 13년째 ‘아리랑맛집’을 운영 중인 윤금화(58) 대표는 “불판에 단련된 두툼한 내 손이 자랑스럽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정선시장 맛의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안 저잣거리 음식의 장점은 저렴하면서도 푸짐하다는 것. 

(정선군 정선읍 봉양7길 39/033-563-1050/곤드레밥·콧등치기·올챙이국수 5000원, 메밀전병·부침 및 녹두전 2000원, 수수부꾸미 1000원)


산마실의 곤드레영양밥정식.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산마실의 곤드레영양밥정식.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산마실, 그윽한 산자락의 풍미


정선은 산나물 곤드레의 고장이다. 밥, 죽, 국, 부침 등에 곤드레가 두루 쓰인 이유다. 정선에는 ‘동박골식당’, ‘싸리골식당’ 등 곤드레정식으로 입소문이 난 식당들이 여럿이다. 산마실은 곤드레맛집으로 정평이 났던 (구)동박골식당을 운영했던 서명조(61) 사장이 상호를 바꿔 지난해 8월 시장 동문 근처에 새로 문을 연 식당이다. 20년째 고집스레 당일 배송된 신선한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다는 조리 원칙을 지키고 있다. 주재료인 곤드레 역시 직접 재배한다. 서 대표는 “내 가족이 먹듯 항상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정선군 정선읍 정선로 1368/033-562-5799/곤드레밥 7000원, 돌솥곤드레영양밥 8000원, 돌솥곤드레영양밥 정식 1만2000원)


동광식당의 콧등치기국수.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동광식당의 콧등치기국수.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탱탱한 콧등치기국수, 동광식당


정선은 황기 전국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대표 산지다. 황기는 고랭지 기후에서 주로 자라는데, 예부터 약용식물로 인삼 대용으로 많이 쓰였다. 40여년 전통의 ‘동광식당’은 황기 넣어 끓인 족발과 콧등치기국수가 맛나기로 유명한 식당이다. 송계월(72) 대표가 직접 메밀국수를 빚어 뽑고, 된장으로 걸쭉하게 끓여낸 콧등치기는 전통의 구수한 맛이다. 현재는 아들인 홍성길(53)씨와 아내 이현주(49)씨가 어머니의 맛을 이어 식당 운영을 맡고 있다. 황기족발은 칼로 썰지 않고 살코기 부분을 손으로 찢어 담는 것이 이채롭다. 겨울(12월~2월)엔 갓을 넣어 직접 빚은 만둣국을 선보이는데, 쌉쌀한 갓 향을 머금은 만두 맛이 일품이다.

(정선군 정선읍 녹송1길 27/033-563-3100/황기족발 3만2000~3만5000원, 콧등치기·만둣국 6000원)


 강릉, 부드러운 초당두부와 오징어물회 유명


강릉감자옹심이식당의 감자옹심이. 박미향 기자
강릉감자옹심이식당의 감자옹심이. 박미향 기자

쫄깃쫄깃 감자 맛 자랑, 강릉감자옹심이


감자옹심이는 강원도 사람들에게는 가난을 상징하는 음식이었다. 척박한 토양 탓에 쌀농사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강원도 음식이 참살이 문화가 퍼지면서 재조명받고 건강음식으로 등극한 지 오래다. 감자옹심이가 대표적이다. 감자를 갈면 생기는 감자전분과 건더기를 동그랗게 빚어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옹심이를 만들고, 그걸 멸치, 다시마 등을 우린 장국에 넣어 끓여 내는 음식이다. 전국적으로 명성을 크게 얻은 감자옹심이 식당은 ‘강릉감자옹심이’다. 30여년 전 김순자씨가 연 이 식당은 이제 아들이 물려받아 영업한다. 감자옹심이는 집마다 국물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다. 강릉시 포남동의 ‘포남사골옹심이’(강릉시 남구길 10번길)는 사골을 우린 국물로, 대략 6개가 모여 영업하는 병산옹심이마을의 ‘병산감자옹심이’(강릉시 공항길 39-6)는 해산물을 우린 국물로 맛을 낸다. 

(강릉시 토성로 171/033-648-0340/9000원)


주문진물회의 오징어물회. 박미향 기자
주문진물회의 오징어물회. 박미향 기자

시원한 겨울 별미 물회, 사천물회마을


물회도 출발점도 가난이었다. 고기잡이 나간 어부들이 잡은 생선 중 팔기 어려운 B급을 밥에 비벼 먹으면서 생겨났다. 바닷가 마을엔 물회를 파는 곳이 많은데 지역마다 들어가는 생선이 다르다. 포항 등은 고등어, 도다리, 광어 등이, 제주도는 쥐치, 옥돔 등이 들어간다. 강원도 물회는 오징어가 주요 등장인물이다.

사천진리항 인근엔 ‘사천물회마을’이 조성돼 있다. 6~7집이 몰려 있는데, 그중 장안횟집은 인기가 많아 오후 3~4시면 오징어, 생선이 떨어져 문을 닫는다. 지난 12일 그 옆집 ‘주문진물회’에 들어서자 따스한 온기가 퍼졌다. 주문진항에서 매일 입찰받은 오징어가 재료다. 과일 등을 넣은 육수에 가지런히 채 친 무와 두 장으로 포를 떠서 가로로 얇게 썬 오징어가 나온다.

(강릉시 진리항구길 49/033-644-4866/1만5000원)


슴슴한 순두부의 매력, 초당순두부마을


강릉시 초당동엔 순두부 전문 식당이 여럿 모여 있다.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곳엔 ‘고분옥할머니순두부’, ‘초당 할머니순두부’ 등이 매일 아침 7시부터 손님을 맞는다. 순두부는 강릉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는데, 다른 지역에 비해 명성이 높은 이유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콩과 바닷물로 만들기 시작했다는 유래 때문이다. 

(고분옥할머니순두부: 강릉시 순두부길 77번길 16/033-652-1897/9000~1만원)


평창·정선·강릉/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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