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그레이’를 위한 ‘밭의 쇠고기’

박미향 200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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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식탁] 검정콩연근조림

 

노화방지 성분 일반콩 4배…탈모예방 효과

흑태, 서리태 등 쓸모 제각각…연근과 궁합

 

 

드라마 '엄마가 뿔 났다'에서 가장 인기를 끈 쌍은 단연 나충복(이순재 분)과 안여사(박양자 분) 커플이다. "이러다가 내가 죽는 거 아니여"란 명대사를 남긴 이 커플은 노년의 사랑도 20대 순정만큼 가슴 떨리고 아찔하다고 말하다. 사랑 때문에 생활의 활력을 찾은 나 노인을 보면 죽을 때까지 사랑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실제 노인들의 건강한 성생활은 노년의 행복과 연결돼 있다.

 

하지만 쉽지 않다. 노년에도 젊은이처럼 즐거운 성생활을 유지하려면 운동도 중요하지만 역시 먹을거리를 신경 써야한다.

 

검정콩은 노년의 건강을 챙기는 데 긴요한 식재료이다. 흔히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알려진 검정콩은 일반콩과 비교해서 영양소는 비슷하지만 노화방지 성분이 무려 4배가 많다. 꾸준히 먹는다면 백발노인도 검은 머리카락 나게 하는 재주가 있다는 소리다. 실제 콩에는 머리카락성장에 도움이 되는 시스테인이 함유되어 있어 탈모방지에도 큰 효과가 있다.

 

4,50 대 여성의 큰 고민 중에 하나는 폐경이다. 더 이상 '여자가 아니구나'하는 허탈감에서부터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박탈감까지 묘한 감정들이 가슴을 뒤흔든다. 검정콩에 있는 이소플라본이 이런 가슴을 진정시킨다. 

 

이소플라본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한다. 체내에 에스트로겐의 양이 많으면 그 작용을 막고 부족하면 활성화시킨다.

 

이밖에도 레시틴, 사포닌 등과 같은 영양소 때문에 성인병과 각종 암 예방, 골다공증에 효과가 있다.

 

이 명약을 먹기 위해 시장에 나서면 의외로 검정콩이지만 그 모양과 색이 다른 여러 가지 종류의 콩을 만난다. 무엇을 골라야할지 고민스럽다.

 

검정콩에는 흑태, 서리태, 서목태 등이 있는데 흑태는 검정콩 중에서 머리가 가장 커서 콩밥이나 통조림에 많이 쓴다. 서리태는 첫서리 내릴 때 수확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고소한 맛이 강해서 콩떡, 콩자반 등을 만들어 먹는다. 서목태는 약콩이라고 부르는데 해독작용이 뛰어나다.

 

많은 식재료들이 큰 바다를 건너 들어온 것에 비해 콩은 원산지가 만주를 중심으로 동북부 아시아로 알려져 있다. 우리네 몸에 딱 맞는 옷과 같은 먹을거리다.

 

검정콩은 볶아서 먹는 것이 효과가 더 크다고 알려져있다. 항산화작용을 하는 영양소나 이소플라본은 볶으면 그 효과가 더 높아진다. 하지만 딱딱해서 먹기가 불편할 수가 있다.

 

조금은 말랑하게, 조금은 딱딱한 콩조림을 해보면 어떨까! 반찬으로 매일 식탁에서 조금씩 꾸준한 양을 먹을 수 있다. 콩만 있어 심심하면 연근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삭아삭한 연근의 질감이 콩조림의 맛을 돋는다. 조릴 때 넣는 조청은 가정에서 직접 만든 것이 최고로 좋지만 귀찮다. 선재사찰요리연구원에서는 산야초오곡조청을 주로 쓴다. 산야초오곡조청은 절 보각사 스님들이 산에서 나는 약초와 다섯 가지 곡식을 재료로 만든 것이다.

 

중국 명나라 의서 본초강목에는 검정콩을 "신장은 다스리고 부종을 없애며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면 모든 약의 독을 풀어"준다고 적혀있다.

 

잘 만든 검정콩 요리 백가지 영양제 부럽지 않다. 오늘부터 담뿍 먹고 '이불 속 사랑'을 죽을 때까지 즐기리라 결심한다.
  
글 박미향 <한겨레> 맛전문기자 mh@hani.co.kr
도움말/주나미 교수(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요리/차재만(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소), 일러스트레이션/김은정 기자 

 

 

검정콩연근조림 요리법


재료 : 검은콩1컵, 연근300g, 물1/2컵, 집간장2큰술, 조청4큰술, 통깨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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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은콩은 씻어서 물에 넣고 10분 정도 불리고  연근은 껍질을 벗겨 4등분해서 썬다.


2. 냄비에 썬 연근과 불린콩을, 콩 불린 물에 넣고 삶아준다.


3. 연근과 콩이 삶아지면 간장과 조청을 넣고 중간불에서 국물이 없어질 때까지 조려주고 윤기가 나면 통깨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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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 기자
한겨레신문에서 음식문화에 관한 다양한 기사를 쓰고 있다. 2000년에 직장인들의 야식을 주제로 한 연재물 '밤참'을 시작으로 먹을거리와 인연을 맺었다. <그곳에 가면 취하고 싶다>, <인생이 있는 식탁> 등 4권의 음식 관련 책을 냈다. MBC <여성시대> 등에 출연해 맛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타고난 체력과 품 넓은 열정을 재산 삼아 맛과 이미지의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행복하게 만드는 음식문화 정착에 자신의 일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의 시작은 밥상이 출발이라고 믿는다.
이메일 : mh@hani.co.kr       트위터 : psol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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