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컹물컹 속살에 국수 비벼 후루룩

박미향 200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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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식탁] 가지볶음국수

저녁 출출할 때 ‘딱’…변비에도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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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어머니는 밥솥에 밥물이 잦아들 때쯤 가지를 넣어 쪘다. 하얀 가지 속살에 붙은 밥알은 개구쟁이 아이처럼 앙증맞아 보였다. 솥에서 나온 가지는 껍질조차 솜털처럼 부드러워져서 찢어 먹는 재미가 꽤 괜찮았다. 빳빳한 종이 같은 껍질 안에 이처럼 부드러운 맛을 품고 있다니….

 

겉과 속이 다른 가지는 간단한 요리법만으로도 훌륭한 맛을 낸다. 그저 굽기만 해도 식탁 위에 당당한 반찬이 되어 오른다.

 

늦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그치면 신선한 가지를 먹을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는다. 가지는 10월 서리가 내릴 때까지 수확하기 때문이다. 가지는 토마토, 고추, 감자, 담배 등과 형제지간이다. 모두 가지과 식물이다.

 

원산지가 인도인 가지는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시대에 이미 재배한 기록이 있다. 물컹물컹한 살집 속에 수분, 단백질, 지방, 당질 등이 들어 있고 특히 장 운동에 도움이 되는 섬유소가 풍부해서 변비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명약이다. 체질이 산성화되는 것을 방지해주는 효과도 있다니 가볍게 볼 먹을거리가 아니다.

 

가지볶음국수는 굽는 것보다는 조금 복잡한 요리법으로 맛을 냈다. 출출한 저녁, 수험생에게는 좋은 간식거리, 술 한 잔 생각나는 아버지에게는 새콤한 안주거리가 된다. 

 

◇요리법


 재료 : 가지 4개, 생표고버섯 3개, 애호박 1/2개, 소면 200g, 고추장 4큰술, 조청 2큰술, 들기름 3큰술, 통깨, 식용유, 소금 약간씩.
 
 1. 애호박은 채 썰고, 가지는 어슷 썰고, 생표고버섯은 모양대로 썬다. 표고버섯 밑동은 손으로 찢어 놓는다.
 2. 식용유를 두르고 애호박을 볶다가 마지막에 소금 간을 약간만 한다.
 3. 들기름을 두른 팬에 가지, 표고버섯 밑동을 볶다가 숨이 죽으면 표고버섯을 넣고 볶는다.
 4. 고추장, 조청을 섞어 만든 양념장을 볶은 가지에 넣어 다시 볶아 주고 통깨를 뿌린다.
 5. 소면을 삶아서 찬물에 헹궈 접시에 담고 볶은 가지와 호박을 얹는다.


 

글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일러스트레이션 김은정 기자
도움말 주나미(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요리 차재만(선재사찰음식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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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 기자
한겨레신문에서 음식문화에 관한 다양한 기사를 쓰고 있다. 2000년에 직장인들의 야식을 주제로 한 연재물 '밤참'을 시작으로 먹을거리와 인연을 맺었다. <그곳에 가면 취하고 싶다>, <인생이 있는 식탁> 등 4권의 음식 관련 책을 냈다. MBC <여성시대> 등에 출연해 맛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타고난 체력과 품 넓은 열정을 재산 삼아 맛과 이미지의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행복하게 만드는 음식문화 정착에 자신의 일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의 시작은 밥상이 출발이라고 믿는다.
이메일 : mh@hani.co.kr       트위터 : psol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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