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홍콩의 피는 이리도 두껍더냐

박미향 201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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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덕에서 딤섬까지 <미슐랭>의 별을 찾아 떠난 홍콩 미식여행
 
Untitled-4 copy.jpg젊고 예쁜 심부인은 오늘도 자신이 고용한 천재요리사 이삼을 괴롭힌다. “내가 먹고 싶은 고기가 뭘까? 그것으로 맛있는 것을 해와!” 말도 안 된다. 언제부터 요리사가 독심술까지 갖추어야 한단 말인가! 그래도 속살이 비칠 듯 말 듯 하늘하늘 늘어지는 긴 날개옷을 입고 팔랑팔랑 다가와 맛난 거 해달라고 조르는 심부인이, 이삼은 밉지가 않다. 타고난 식탐부인, 심부인의 요구는 늘어가고 그 생떼를 들어주는 요리사의 노력은 우직한 사랑을 닮았다.
 
새치기로 싸움까지 붙는 ‘얌차 행렬’
 
강호를 떠도는 미식계의 고수가 중국요리를 배경으로 하는 만화 <심부인의 요리사>로 쏙 들어간다면 당장 심부인을 끌어내서 경공으로 파팍팍 홍콩으로 데려갈 것이다. 각종 산해진미가 풍성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미식여행이 선사하는 훈훈한 바람을 흠뻑 쐬고 나면 심부인은 이삼에게 요리를 해줄지도 모른다. 여행은 사람을 넉넉하게 만든다.
 
홍콩은 아시아에서는 두번째로 미슐랭 가이드 ‘홍콩 마카오 편’이 출간된 곳이다. 식당만 1만5000개가 넘는다. 아침식사조차 집이 아닌 식당에서 해결한다. 약 150년 동안 영국의 식민지였고 2차 세계대전 후에는 중국 본토 사람들이 몰려왔다. 서양과 중국의 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곳이다. 중국의 4가지 맛 중 광둥요리가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금융도시답게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찾는 곳, 그래서 온갖 식재료가 모이는 곳, 맛의 천국이 따로 없다. 이제 심부인을 따라 미식여행을 떠나보자. 아차차!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것만은 알고 가자.
 
홍콩에서 동료가 차를 따라 줄 때에는 검지와 중지를 붙여 식탁을 톡톡 쳐야 한다. 고맙다는 뜻이다. 계산은 식탁에서 하고 음식 받침접시에는 껍질만 두어야 한다. 식탁에는 따로 휴지도 없고 색이 다른 젓가락은 공용으로 쓰는 것이다. 자, 첫번째로 <미슐랭 홍콩, 마카오 2010>에 실린 집으로 향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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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 탕(Island Tang, 港島廳) ★

 
고풍스러운 분위기다. 앉자마자 40년대 신여성이 된 느낌이다. 매니저 빈센트 웡은 “퓨전요리를 도입해서 커피와 차가 모두 있고 서빙도 40년대 홍콩을 연상시키기 위해 흰옷을 입은 남자들만 한다”고 말한다. 요리사 완라이꿩(55)은 30년 경력의 요리사다. 이전에는 그랜드하얏트에서 일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광저우·선전 등지에서 광둥요리를 제대로 배웠다. “별 받은 줄도 몰랐다. 나중에 사람들이 책을 들고 와서 알았다. 미슐랭 관계자들이 먹은 것은 세 가지였다. ‘베이크트 크랩 미트 인 셸’(Baked Crab Meat in Shell)과 베이징덕 등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이 만드는 베이징덕은 광둥식이라고 덧붙인다.
 
오리의 크기는 베이징보다 더 크고 껍질은 더 얇다. 싸먹는 피도 밀가루를 더 넣어 두껍다. ‘베이크트 크랩 미트 인 셸’은 게살을 오븐에 굽고 소스(버섯·양파·우유·크림·치즈 등)와 섞은 다음 게 껍데기에 올리고 그 위에 달걀을 입혔다. 그다음 빵가루를 뿌려 굽거나 튀겨 내는 요리다. 얇은 껍질을 뚫자마자 부드러운 솜사탕 같은 맛이 튀어나온다. 씹을 필요도 없다. 녹는다. ‘응응’ 그 맛에 심부인이 비명을 지른다.
 
2526-8798/Shop 222, The Galleria, 9 Queen’s Road, Central, 세트 298~398홍콩달러, 단품 300~1200홍콩달러
 
◎ 후퉁(Hutong 胡同) ★
 
이곳은 주룽(구룡)반도 고층빌딩에 있는 식당이다. 한 벽을 타고 쭉 이어지는 큰 창밖으로 홍콩 섬과 바다가 보인다. 이곳의 야경은 맛을 배가시킨다. 유럽인들이 많이 찾는다. 음식은 마치 잘 다듬어진 일본 음식처럼 세련된 식기에 나온다. “이것이 중국 음식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하게’ 퓨전식이다.
 
02-3428-8342, 28F One Peking Road, Tsim Sha Tsui, Kowloon. 250~1000홍콩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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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호완(Tim Ho Wan, 添好運) ★

 
홍콩 사람들은 심심하면 “얌차(飮茶)하러 가자” 소리를 한다. 얌차는 차와 딤섬(광둥식 만두)을 함께 즐기는 것을 말하는데 그만큼 홍콩인들이 즐기는 음식문화다. 팀호완은 몽콕의 조용한 서민거리에 있다. 낡은 간판, 허름하고 좁은 식당. 거창한 미슐랭 별을 받은 곳 같지 않다. 하지만 이곳 딤섬 맛은 사람들의 혀를 사로잡았다. ‘별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때 하루 400명 이상 줄을 서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새치기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싸움이 붙어서 뉴스가 되기도 한단다. 줄줄 흐르는 이곳 딤섬의 육즙은 까탈스러운 심부인도 울고 간다.
 
9332-2896, 8 Kwong Wa Street, Mong Kok, Kowloon, 30~50홍콩달러
 
◎ 코스웨이 베이 웨스트 빌라(West Villa, 西苑)
 
‘별 소리’가 싫은 이들이 찾을 만한 곳이다. 홍콩인들이 친구나 가족 모임을 많이 하는 음식점이다. 100여명이 족히 들어갈 정도로 큰 식당에 빼곡히 들어찬 사람들이 두런두런 웃음꽃을 피운다. 자작자작 갈색의 닭발음식은 씹을수록 달콤하다.
 
2882-2110, Shop 101-102, 1/F, Lee Gardens Two, 28 Yun Ping Road, CWB, 28~500홍콩달러 이상, 부가세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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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단 콩기 앤 누들(Nathan Congee & Noodle)

 
홍콩식 죽인 ‘콘지’ 전문집이다. 닭고기, 생선살, 거위알, 돼지내장 등이 걸쭉한 죽 안에서 숨쉬고 있다. 안과 밖이 잘 어울려 달콤하기까지 하다. 바삭바삭 빵과 함께 먹는 재미가 ‘죽’인다. 생선뼈와 닭뼈, 돼지뼈를 오랫동안 우려 육수를 만들고 쌀과 두부피를 넣어 죽을 만든다. 그 안에 닭고기 같은 각종 재료를 퐁당 빠뜨렸다.
 
2384-7355/2771-4285. 11, Saigon Street, Kowloon. 25홍콩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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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는 거리의 계란빵집

 
홍콩의 길거리 음식도 예사롭지 않다. 홍콩인들은 ‘먹는 일’을 사는 일 중에서 으뜸으로 친다. 몽콕의 나단로드 176번지와 178번지 사이의 계란빵집은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선다. 따끈할 때 먹어야 제맛이다. 우리네 붕어빵과 비슷하다. A4 용지 한 장 크기 안에 떼어 먹을 수 있게 작은 계란빵이 줄지어 있다. 소호거리 인근의 에그타르트 집인 타이청베이커리(Tai Cheong Bakery, 泰昌餠家)는 달걀노른자의 맛이 물씬 풍겨 자연을 먹는 느낌이다. 이미 인기가 높아 홍콩 이곳저곳에 분점이 있다. ‘레이디거리’나 ‘템플거리’와 같은 야시장의 노천식당들도 싱싱한 해산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을 기다린다.
 
그야말로 홍콩은 미식여행의 최고봉이라 할 만하다. 먹을거리 외에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다. 재래시장의 붉은 등, 가면, 꽃시장의 수백 가지 화초 덕분에 눈이 즐겁다. 홍콩섬 소호거리는 새롭게 뜨는 ‘핫’한 곳이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묘하게 교차한다. 이국적인 레스토랑과 바가 즐비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가방과 액세서리 가게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이백은 그의 시 <송맹호연지광릉>에서 ‘연화삼월’(꽃피는 봄)에 양주로 내려가는 친구를 아쉬워했다. 친구 맹호연이 양주가 아니라 향긋한 봄이 맛과 어우러진 홍콩으로 갔다면 그리 서글퍼하지 않고 부러워하지 않았을까!
여행쪽지
 
공짜로 쿵후 배워볼까
 
체험도 큰 여행이다. 현지 홍콩관광진흥청(852-2508-1234)에 신청만 하면 무료로 홍콩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중국의학교실 | 중국 전통 의학을 체험하고 한약재 사용법을 배운다.(매주 수요일 오후 2시30분~4시, 참가 인원 12명) *중국다과교실: 중국 전통 다과를 만들고 먹는 행사. 케이크숍 주인이 직접 가르친다.(매주 일요일 낮 12시~오후 1시15분, 오후 3시~4시15분, 10명)
 
다도체험교실 | 다양한 차 소개와 마시는 법 강의.(매주 월·목요일, 오후 4시와 5시부터 45분간. 852-2801-7177. 숍에 예약) *건축물투어: 홍콩 건축가와 건축물을 배우는 도보투어.(토요일 오전 10시15분부터 3시간. 15명, 오디오 대여료 100홍콩달러 지급)
 
풍수강수 | 홍콩 풍수의 대가 ‘알렉스 유’가 진행.(매주 목요일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 30명) *쿵후교실: 무술 시범, 사자와 용춤 관람.(매주 일요일 2시30분부터 2시간)
 
골동품 감상 | 중국 도예 작품 강의.(매주 금요일 3시30분부터 1시간, 10명. 852-2548-8702. 숍 예약) 이 밖에도 광동오페라 감상교실, 타이치 강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홍콩관광진흥청 누리집 참조.
홍콩=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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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 기자
한겨레신문에서 음식문화에 관한 다양한 기사를 쓰고 있다. 2000년에 직장인들의 야식을 주제로 한 연재물 '밤참'을 시작으로 먹을거리와 인연을 맺었다. <그곳에 가면 취하고 싶다>, <인생이 있는 식탁> 등 4권의 음식 관련 책을 냈다. MBC <여성시대> 등에 출연해 맛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타고난 체력과 품 넓은 열정을 재산 삼아 맛과 이미지의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행복하게 만드는 음식문화 정착에 자신의 일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의 시작은 밥상이 출발이라고 믿는다.
이메일 : mh@hani.co.kr       트위터 : psol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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