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해서 발 못 떼는 그 맛 인제 가면 언제 다시

박미향 2010.10.06
조회수 10981 추천수 0
고흐의 명화가 튀어나왔나
그 풍경이 고스란하다
‘감자를 먹는 사람들’이 일상이다
그 중에서도 감자투생가 일품
첫사랑처럼 씹을수록 깊은 맛이다
 
어계탕이라고 들어나 보셨나
어죽도 아닌 것이, 닭백숙도 아닌 것이
신기하다, 그래서 금상도 탔다
 
1능-2표-3송, 이건 뭘까
그 비싸다는 송이보다 윗길이 능이다
황태의 원조, 15년 손맛도 있다
미산 마을은 뚝배기보다 장맛이 기막히다
‘서호순메밀국수’ 입맛만 다셨다
미련이 남아야 다시 찾게 되는 법

 
 
빈센트 반 고흐가 남긴 명작 중에 ‘감자를 먹는 사람들’이 있다. 힘겨운 노동을 마친 농부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감자를 먹고 있는 그림이다. 명화는 명화다. 감자는 손이 델 정도로 뜨거워 보이고 향은 화폭을 뚫고 나온다.
강원도 인제는 예부터 고흐의 명작 속 풍경을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논이 적고 밭이 많은 강원도의 감자사랑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인제도 역시 강원도였다. 

 
img_02.jpg

 
15년 넘게 향토음식 한 길

 
지난달 9월29일 새벽 6시. 부스스한 눈을 부릅뜨고 동서울터미널에서 인제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잠에 취해 버스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굴러다니니 감자가 따로 없다 싶었다. 2시간20분 만에 도착한 인제 시외버스터미널은 알싸한 초가을 바람이 잔뜩 기를 펴고 있었다.

인제군생활개선회 내린음식연구 회장인 유옥선(57)씨를 찾아 나섰다. 그는 15년이 넘게 인제의 향토음식을 붙잡고 있는 이다. 그가 들려주는 인제의 옛 음식이야기는 할머니의 주름진 손처럼 정겨웠다.

유씨는 “감자떡, 감자옹심이, 감자부침개는 기본이죠, 감자투생이 아나요?” 유씨가 알려주는 인제 감자투생이는 특별하다. 감자투생이는 원래 간 감자의 건더기와 녹말가루를 섞어 반죽하고 강낭콩을 섞어 쪄먹는 음식이다. 인제의 감자투생이는 감자전분으로 반죽해서 큰 수제비 덩이 정도로 빚어 익힌다. 그것을 살짝 익은 감자 덩이 위에 강낭콩과 함께 얹어 “한 번 더 푹 익혀 먹는” 음식이었다.

설탕은 노! 별다른 간을 하지 않는다. 첫 맛은? 미숙한 이의 첫사랑처럼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자분자분 씹다보면 ‘엄청난 담백한 맛’이 몰려온다. 그것이 바로 인제 감자투생이의 매력이다. 욕심이 사라진다.

옥수수 음식은 또 어떤가. 말린 옥수수를 절구에 빻아 껍질을 벗기고 팥과 함께 삶으면 떡이 된다. 찰옥수수로 만드는 막걸리도 있다. 거친 노동을 한 뒤에 한 잔 걸치는 술이다. 옥수수전분으로 만드는 올챙이국수나 칡잎 위에 옥수수가루와 설탕, 강낭콩을 얹고 쪄먹는 옥수수칡잎떡도 향기로운 인제의 음식이다.
 

소박한 도토리다식에 입이 개운

 
가을이 되면 지천에 널린 도토리를 주워서 도토리밥을 만들어 먹었다. 유씨는 전통음식을 더 발전시켜 도토리다식을 개발했다. 도토리가루로 만든 다식은 도시의 유명한 디저트카페의 부드러운 맛에 소박함을 얹었다. 다식 위에 냉큼 올라간 잣은 고소하다.

img_06.jpg

 
그는 ‘요리천국’(033-461-8774)이라는 한정식집을 운영한다. 집에서 직접 담근 장으로 맛을 낸다. ‘어계탕’은 신기하다. 붕어를 뼈가 죽처럼 물러질 때까지 삶은 뒤에 토종닭을 넣어 한 번 더 삶는 일종의 삼계탕 같은 것이다. ‘어계탕’은 2005년 ‘강원도 관광음식요리경연대회’에서 금상을 타기도 했다.

한참을 소박한 맛에 취해있을 때쯤 빨간 고추장에 저린 송이를 내온다. 아! 그 말로만 듣던 금송이! “예전에는 흔했어요. 고추장 항아리에 쿡쿡 박아두고 겨울내내 먹었어요.” 지금 송이는 산림청과 계약을 맺은 송이 채집인만 딸 수 있다. 그 옛날 인제사람들은 그저 뒷산 소나무 아래서 심심하면 캐먹던 것이었다. 현재 인제 송이 채집인은 15명이다.

송이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임산물이다. 소나무 아래서만 자라기 때문에 귀하다. 재배가 안 되고 수요가 많아 가격도 비싸다. 송이가 생산되는 국유림은 송이철이 되면 통제를 한다. 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절기상 백로(9월8일)부터 10월 중순까지다. 인제는 송이로 유명한 양양보다 열흘 먼저 송이채집이 가능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인제사람들이 제일로 치는 버섯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자연산 능이버섯이다. ‘1능-2표-3송’이라는 말이 있다. 맛이 능이버섯, 표고버섯, 송이버섯 순이란다.
 
 
img_04.jpg
 
img_05.jpg

 
 
경매는 전국 동시에 오후 5시

 
송이하면 강원도 양양이나 경북 봉화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인제 송이는 그 질과 향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상급이다. 인제산림조합 심만섭 과정은 “인제 송이는 전국 송이 생산량의 10% 미만이지만 향만큼은 최고”라고 말한다. 올해 송이는 풍년이다. 지난해에는 날씨가 좋지 않은 탓에 채집량이 적어서 1등급 송이 1kg당 130만원(2009년 강원 양양송이공판가격)이 넘기도 했다. 올해는 비의 양이 많았던 탓에,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송이의 양이 늘어난 것이다.

 
오후 4시30분이 되면 어김없이 인제산림조합 경매장이 소란스러워진다. 채집인들이 새벽 5시부터 산속을 돌며 따온 송이들을 가져온다. 송이향이 진동한다. 꼴깍, 저절로 고인 침이 목을 넘어간다. 무뢰배로 가장해서 그저 입속으로 쑥 집어삼키고 싶어진다.

송이 분류작업을 시작됐다. 길이가 8cm 이상, 갓이 거의 퍼지지 않고 굵기가 균등한 것이 1등급이다. 1등급보다 크기는 작고 갓이 조금 퍼진 것이 2등급, 크기가 작고 성장이 멈춘 것이 3등급이다. 갓이 넓게 퍼지고 손상된 것은 등외품으로 친다.

 
경매는 정확히 오후 5시에 시작된다. 전국이 같다. 가격조작을 막기 위해서다. 이날 1등급 송이는 1kg당 15만3천9백원에 낙찰되었다. “동대문, 14 점 30, 다음~.” 무게를 다는 소리가 이어진다. 입찰현장은 인제의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직접 볼 수 있다. 인제 약초상회에 가면 자연산송이를 싸게 살 수 있다. 추석 이후 가격이 더 내린다.

 
img_03.jpg

 
용대리 조금만 벗어나도 제맛 안 나

 
인제에는 안흥찐빵마을만큼 유명한 마을이 있다. ‘황태마을’(북면 용대리)이다. 인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달리면 마을 들머리가 보인다. 황태가 걸려 있다. 찐빵모형 인형이 걸려 있어 재미있는 느낌을 주던 안흥찐빵마을이 생각난다. 이곳은 신이 내린 땅이다. 인제는 황태를 잡는 곳이 아니라 건조하는 곳이다. 황태란 명태를 얼리고 녹이는 것을 반복해서 만들어진다. 매서운 바람과 적당한 햇볕이 필요하다. 용대리를 조금만 벗어나도 황태건조장으로 적당하지 않다. 

황태마을의 시작은 약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용바위식당’(033-462-4079)을 운영하는 연영숙(57)씨가 황태전문점을 연 것이 마을의 기원이다.

서울에서 안응수(59)씨와 연애하던 연씨는 인제가 고향이었던 안씨를 따라 1975년 용대리로 내려왔다. 인제는 70년대 이미 황태건조장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남편 안씨는 황태를 건조하는 일을 했다. 연씨는 5년간 토종닭 음식점을 운영했다. 남은 황태로 찜이나 구이를 해서 가게 반찬으로 내놓았는데 인기를 끌었다. 연씨는 15년 전 황태음식전문집으로 간판을 바꾸었다. “당시는 알프스스키장이 생겨 덕을 좀 봤지요.” 그는 2007년 황태명인으로 선정되었다.
 
 
img_07.jpg

img_08.jpg

 
현재 용대리에는 약 20여 곳의 황태전문점이 들어서 있다. 그래도 지금도 연씨 음식점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여행객들이 많다. 비결은 새콤달콤하면서 살결이 쫄깃한 황태구이와 술꾼의 진정한 친구 황태해장국 때문이다. “국은 황태를 볶다가 끓이면 안돼요. 찢은 황태에 물을 넉넉히 넣고 들기름 한 숟가락 떨어뜨려 끓이죠. 한번 세게 끓어오르면 진한 색이 나올 때까지 40분 더 끓여요, 사골국물 우리듯이. 3인분이다 하면 우린 국물에 물 3인분 양을 추가한 뒤 생감자를 더 넣어 한 번 더 끓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이름난 북어국집보다 더 진하다. 술꾼들에게는 딱이다. 이곳에서 건조시키는 황태는 모두 원양어선이 잡아온 명태들이다. 기온의 상승으로 우리네 바다에서는 거의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슬프지요 뭐.” 연 씨는 직접 덕장을 운영한다. 기계로 말리지 않고 옛날 방식 그대로다. 저온저장고도 마련했다. 1년 내내 같은 맛을 내기 위해서다.
 

한국 시집 온 일본인도 한몫
 
황태마을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 조금 넘게 차를 달리면 산이 아름다워 ‘미산’이라 불리는 마을이 있다. 우리음식하면 역시 장맛이다. 장은 우리음식의 시작이자 끝이다. 미산리에는 맛난 장이 있다. ‘자연발효 미산청국장’, ‘자연발효 미산된장’, ‘자연발효 미산간장 등. 2003년부터 미산리부녀회원들은 미산리 콩으로 장을 만들어 브랜드화했다.
 
img_09.jpg

이곳 된장은 막장이다. 날메주를 가루로 빻아서 소금물을 넣고 숙성시키는 장이다. 막 담아 먹는 장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간장의 단계가 없는 셈이다. 회장 이미숙(43)씨는 “보리밥과 고추씨도 넣어 6개월 이상 숙성시킨다”고 말한다. 인심이 후해보이는 이씨 옆에서 부회장 마쓰다 요시에(43)씨가 한마디 거든다. “우리 장 좋은 이유, 물이 좋아요. 방태산 물줄기죠.” 마쓰다씨는 인제로 시집온 일본사람이다. 15년이 넘었다. 최근에는 마된장을 개발했고 곧 고로쇠간장도 세상에 나올 예정이란다. 부녀회가 운영하는 된장공장은 규모는 작지만 맛나다. 이곳에서 장을 구입하면 인제농협의 판매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다. (033-463-7785)

지는 해 사이로 아쉬움이 남기 시작한다. 3대가 고기를 굽고 있는 ‘일미정’(033-461-2396), 깔끔한 산채가 맛깔스러운 ‘한국관’(033-461-2139), ‘서호순메밀국수’(033-461-2078)를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련이 남아야 다시 찾게 마련이다. 내린천 맑은 물이 시원하게 달릴 때 다시 오련다.


 

img_01.jpg

 
글·사진 박미향 기자mh@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박미향 기자
한겨레신문에서 음식문화에 관한 다양한 기사를 쓰고 있다. 2000년에 직장인들의 야식을 주제로 한 연재물 '밤참'을 시작으로 먹을거리와 인연을 맺었다. <그곳에 가면 취하고 싶다>, <인생이 있는 식탁> 등 4권의 음식 관련 책을 냈다. MBC <여성시대> 등에 출연해 맛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타고난 체력과 품 넓은 열정을 재산 삼아 맛과 이미지의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행복하게 만드는 음식문화 정착에 자신의 일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의 시작은 밥상이 출발이라고 믿는다.
이메일 : mh@hani.co.kr       트위터 : psolsol      

최신글

엮인글 :
http://kkini.hani.co.kr/6077/840/trackback
List of Articles

미향이 미향과 밥 먹을 때 찾는 초밥집 그 청년

  • 박미향
  • | 2010.11.11

 그의 맛 느끼고 있노라면 분홍빛으로 정신 아찔  여자는 초밥 요리사 불가능한 게 배란 탓이라고?   한 후배는 서른이 되자 자신에게 선물을 했다. ‘기특하다. 폭풍 같은 험한 20대를 잘도 버티고 왔구나’ 하고 말이다. 그 후배처럼 자신을 대상화시키자면 나와 밥을 가장 자주 많이 먹는 이는 바로 나 자신이다. (벌써 밥 먹을 사람 떨어졌구나, 비웃지 마시라, 그저...

부엌 빌려줬던 그에게 ‘건강 밤참’ 해주리라

  • 박미향
  • | 2010.11.04

 회사 앞 그의 자취방이 10년 전 첫 요리 연재 주방   만나, 당장 만나, 그리움 달래고 고마움 양념으로    언제부터 음식과 인연을 맺었을까? 10년 전이다. 당시 경제주간지에 ‘밤참’이라는 요리연재를 시작했었다. 벤처 붐이 한창이던 시절이다. 늦은 밤까지 일하는 아이티업체 직원들을 위한 연재였다. 지금 생각하면 끔찍하다. 건강을 해치라고 등 떠민 꼴이니! 요리...

‘남자 냄새’가 났다, 양꼬치일까 그일까

  • 박미향
  • | 2010.10.28

‘예의 자체’인 기자 하다가 그만 두고 한의사로 망설이다가 그가 건네준 알약을 결국은 삼켰다   저녁 7시 30분, 해가 진 영등포 뒷골목은 술꾼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딸랑 딸라~앙, 문을 열고 들어간 영등포의 ‘경성양꼬치’는 아직 빈자리가 많다. 안쪽에는 ㅇ가 앉아있었다. 곧이어 친구들이 하나둘씩 도착했다. ㅇ는 나보다 어리지만 10년 지기 친구다. 10년 전, 그의 ...

그와 함께 포크질 하며 나도 여자가 되었다

  • 박미향
  • | 2010.10.21

  뭣보다 ‘떠들기’ 좋은 레스토랑에 마주 앉아 사람에 치인 그의 뒷담화에 귀 열고 ‘맞장구’      본성은 결코 변할 수 없는 것일까?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에서 윤희가 아무리 굵은 목소리로 “사형”이라고 외쳐도, 튼튼해진 팔뚝으로 과녁에 화살을 꽉 박아도, 암컷 윤희를 향한 수컷 꽃도령들의 구애는 이어진다.    남자가 7할이 넘는 곳에서만   여고를 졸...

늘씬한 미모의 그 “남자도 뷔페라면”

  • 박미향
  • | 2010.10.14

 골라 먹는 재미? 연애시장엔 그런 거 없다  괜찮다 싶으면 게이, 그래서 ‘재활용’ 뒤적      맛보는 재미 중에는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내 취향, 나의 철학, 나만의 에지(edge)를 마구 펼칠 수 있다. ‘써리 원’을 외치는 한 수입 아이스크림의 성공은 그 재미를 강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골라 먹는 재미 하면 뷔페가 으뜸이다. 음식전문가들 중에는 뷔페 ...

‘같이 또 따로’ 삼총사, 한식에 ‘세계’를 담다

  • 박미향
  • | 2010.10.08

‘콩두’의 에릭 킴-루크 장-이환의씨 겉은 서양식 음식이지만 속은 완전 우리 것 3인3색 버무려 ‘모던’한 토종맛으로 재탄생  가위, 바위, 보. 삼총사. 삼각관계. 피라미드. 삼위일체. 이 단어들의 공통분모는 숫자 ‘3’이다. ‘3’은 놀이의 기본단위이기도 하고, 소설을 풀어가는 출발점이기도 한다. 피라미드의 정삼각뿔 구조는 건축에서 완벽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고스톱...

롯데 광팬인 그, 잠실에서 눈물의 닭튀김 먹었을까

  • 박미향
  • | 2010.10.07

인생 뭐 있나, 운동장이 끓을 때 만나리라 올리브유 발연점 낮아 튀김 요리 안 맞아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남자는? 내가 보기엔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 선수다. 미학적으로 둥근 원 두 개(머리와 몸)가 알맞게 조합되어 있다. 두 개의 원은 율동미마저 있다. 그는 러시아 인형인 마트료시카나 오뚝이, 판다를 닮았다. 귀엽다. 미치도록 귀엽다. 몇달 전 이대호 선수를 코앞에...

원통해서 발 못 떼는 그 맛 인제 가면 언제 다시

  • 박미향
  • | 2010.10.06

고흐의 명화가 튀어나왔나 그 풍경이 고스란하다 ‘감자를 먹는 사람들’이 일상이다 그 중에서도 감자투생가 일품 첫사랑처럼 씹을수록 깊은 맛이다   어계탕이라고 들어나 보셨나 어죽도 아닌 것이, 닭백숙도 아닌 것이 신기하다, 그래서 금상도 탔다   1능-2표-3송, 이건 뭘까 그 비싸다는 송이보다 윗길이 능이다 황태의 원조, 15년 손맛도 있다 미산 마을은 뚝배기보다 장...

사찰음식 닮은 그, 헤어지고 만남은 한 고리

  • 박미향
  • | 2010.09.30

그저 “밥 한 끼 먹자”는 소리가 이별일줄이야 돌아온다면 돈만으로는 안 되는 ‘그 밥’ 함께    그가 떠났다. 떠나는 뒷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저 “밥 한 끼 먹자”는 소리가 이별을 고하는 소리인지 몰랐다. 엘(L)은 한국을 떠나는 자신의 선택을 친구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저 “밥 한 끼 먹자”였다. 덜컹 심장이 내려앉았다. 떠나면 절대 연락을 안 할 놈이다...

부여 하면 연잎밥…공주 하면 칼국수

  • 박미향
  • | 2010.09.17

장어·막국수·불고기 등도 발길 잡아    순박하고 인심 좋은 충청도 사람들을 닮아 부여와 공주의 먹을거리는 담백하고 꾸밈이 없다. 양념을 많이 쓰지 않고 순하다. 짜지도 맵지도 않다. 금강이 휘감아 도는 부여는 예부터 장어가 많았다. 1950~60년대만 해도 백마강에서 장어를 잡아 가정에서 구워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부여군 부여읍 구아리에 조성된 ‘굿뜨래 음식특화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