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요리만화 <열두달 토끼밥상>은 자연의 향이 솔솔 나는 만화책이다. 봄나물과 제철채소로 만든 건강한 음식이 가득하다. 첫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설탕은 되도록 안 쓰는 게 좋아’로 시작한다. 양념은 효소나 조청, 꿀 같은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가 좋다고 이야기한다. 책은 아기자기한 만화와 아이들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요리법들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저자 맹물(21·본명 김정현)은 9살부터 귀농한 부모를 따라 지리산과 덕유산에서 살았다. 부모는 농사를 지었다.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했다. 그의 어린 시절은 산과 들이 놀이터였다. 그의 밥상에는 농사지은 건강한 식재료가 올라왔다. 아토피였던 저자는 제철요리전문가인 어머니 장영란(52)씨가 해주는 자연밥상으로 건강해졌다. 맹물은 5년 전 자신의 경험을 어린이 월간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연재를 하고, 그 내용을 2008년에 <열두달 토끼밥상>이라는 한권의 책으로 펴냈다. 맹물의 어린 시절 밥상이 고스란히 책에 등장한다.
요즘 맹물은 하루 2끼를 먹는다. 아침식탁은 부모가 만들고 점심은 맹물과 남동생이 만든다. 저녁에 배가 고파지면 고구마나 무, 호박죽 같은 간단한 제철 먹을거리들로 배를 채운다. “늙은 호박은 삶아서 소금만 쳐서 먹어도 맛있습니다”라고 맹물은 말한다. “재료가 맛있으면 음식은 저절로 맛있어”진다고 덧붙인다. 맹물은 가족이나 친구들, 마을 주민들과 만든 음식을 나눠 먹을 때 가장 행복하단다. 그가 요즘 자주 만들어 먹는 ‘야콘 홍시채’요리법을 알려주었다.
글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요리·사진 김정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