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에 묻혀 ‘극상의 초밥’을

예종석 200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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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맛있는 집] 도쿄 쓰키지시장의 ‘다이와 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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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새로운 풍물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여행은 행복한 것이지만 거기에 맛있는 현지 음식까지 즐길 수 있다면 그 만족은 배가된다. 그러나 한 해 외국 여행자가 천만 명을 넘어선 이 시점에도 우리 여행객들은 아직도 한국음식을 고집하고 현지 음식을 외면한다. 한 나라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음식만큼 좋은 매개체도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일본은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이웃이지만 음식문화에서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일본의 대표음식은 생선초밥이라 할 수 있다. 초밥의 원형은 ‘나레스시’다. 나레스시는 붕어나 은어 같은 민물생선들을 밥과 함께 소금에 절인 뒤 무거운 돌로 눌러서 최소한 한 달 이상 발효시켜 먹던 음식이다. 우리나라의 ‘가자미식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의 생선초밥은 1820년대에 요리사 하나야 요헤이가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그가 처음으로 밥을 식초로 비빈 뒤 손으로 뭉쳐서 그 위에 생선조각을 얹는 오늘날의 초밥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지금의 초밥은 나레스시의 즉석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Untitled-10copy.jpg초밥은 일본음식이지만 이제는 세계인의 음식이 되었다. 초밥의 빠른 확산 과정에는 일찌감치 국외로 진출하여 세계적인 스타 셰프가 된 노부(NOBU)의 마쓰히사 노부유키 같은 이들의 기여도 컸다. 우리 음식의 세계화 구상에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도쿄에 가시는 분들께는 꼭 제대로 된 초밥을 한번쯤 맛보라고 권한다. ‘도쿄의 부엌’이라 불리는 쓰키지시장의 ‘다이와 스시’를 추천한다. 다이와스시에서는 긴자 일류 초밥집의 반도 되지 않는 값에 최고의 초밥을 먹을 수 있다. 덤으로 일본 최대의 어시장도 구경할 수 있다. 다이와스시는 쓰키지 장내시장의 40여 식당이 모인 ‘우오가시요코초’에서도 가장 이름이 알려진 집이다. 삼부자가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집은 새벽 6시에 가도 늘어서 있는 긴 행렬을 볼 수 있다. 요즘은 여행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져서 외국인들도 많다. 그 긴 행렬에 끼어 ‘극상의 초밥’을 먹으려 몰려 온 인파를 구경하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긴 하지만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것을 피하려면 식사시간이 아닌 어중간한 때에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카운터에 앉아 3150엔짜리 주방장 특선초밥을 일본 사람들처럼 손으로 집어 생선 쪽에 살짝 간장에 찍어서 천천히 음미하며 먹어보자. 일본을 느낄 수 있다. 영업시간은 새벽 5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다. 지하철 오에도선 쓰키지시장역 A1 출구나 히비야선 쓰키지역 1, 2번 출구에서 가깝다. 전화는 03-3547-6807이나 예약불가며, 일요일과 공휴일엔 쉰다.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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