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표 양념'의 특별한 맛

박미향 201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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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래소금

 

“초밥을 맛보기 전에 이거 먼저 맛 보세요.”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요리사 권오준(47)씨가 작은 그릇을 내민다. 손바닥 만한 그릇에는 녹색 가루가 있다.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난다. 소금이다. 권씨는 소금과 간장을 직접 만든다. 그는 일본의 108년 역사를 가진 ‘스시하츠’,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스시사이토우’ 등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6년 전부터 자신만의 양념을 만들어왔다. “덜 짜면서도 맛을 낼 수 있는 양념입니다. 짠 음식은 건강을 해치죠.” 양념은 맛의 시작이자 끝이다. 식재료의 신선도, 탁월한 요리기술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양념 한 방울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가 만드는 소금은 “바다 향을 최대한 살린” ‘파래소금’이다. 혀에 닿는 순간 짠맛보다는 바다향이 풍긴다. 파래는 칼륨, 요오드, 칼슘 등이 많은 영양만점 식재료다. 특히 골다공증예방에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굵은 소금을 곱게 갈고 난 다음 햇볕에 말린 파래를 가루로 만들고, 둘을 섞으면 끝이다. 파래와 소금의 비율은 3:2다. 파래 대신 녹차가루도 적당하다. 권씨는 “여기에 저만의 재료가 1가지 더 있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2가지만 섞어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일반소금보다 짠맛이 덜하다. 그가 추천하는 수제 간장은 조선간장, 술, 미림을 1:1:1로 섞은 후 끓여서 알코올을 날린 것이다. “일반 간장보다 부드럽고 감칠맛이 있다”고 말한다. 직접 만든 양념으로 만든 요리들은 속이 편하다. 장기의 부담도 덜어준다. 권오준씨가 수제 양념을 이용한 요리법을 추천한다.

 

 

 

* 파래소금 이용한 한치스시 레시피
재료: 밥 8~10g, 한치 15g, 파래소금 작은술 1/5, 레몬즙 작은술 1/6
 
만드는 법
1. 밥을 8~10g 정도의 양을 쥐어 만든다.
2. 한치를 2x6cm 크기로 자른 후 칼집을 가볍게 낸다. 레몬즙이나 소금이 잘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다.
3. 밥 위에 한치를 올려주고 그 위에 파래소금과 레몬즙을 뿌린다.


* 도미 조림 레시피
재료:
특제간장 500cc, 물 500cc, 설탕 80g, 도미 500g, 우엉 5x6cm, 술 250cc, 미림 250cc, 대파와 생강 가늘게 썬 것
 
만드는 법
1. 도미 머리 부위나 꼬리 부위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끓는 물로 비늘이나 불순물을 제거한다.
3. 냄비에 가지런히 우엉과 도미를 넣는다. 술, 미림, 설탕 넣고 쿠킹호일이나 뚜껑으로 덮는다.
4. 처음에는 강한 불로 끓이다가 중불로 계속 조려준다.
5. 생선이 어느 정도 익었을 때 특제간장을 넣는다.
6. 1/3 정도 조려졌을 때 강한 불로 마무리한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mh@hani.co.kr, 요리 권오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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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 기자
한겨레신문에서 음식문화에 관한 다양한 기사를 쓰고 있다. 2000년에 직장인들의 야식을 주제로 한 연재물 '밤참'을 시작으로 먹을거리와 인연을 맺었다. <그곳에 가면 취하고 싶다>, <인생이 있는 식탁> 등 4권의 음식 관련 책을 냈다. MBC <여성시대> 등에 출연해 맛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타고난 체력과 품 넓은 열정을 재산 삼아 맛과 이미지의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행복하게 만드는 음식문화 정착에 자신의 일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의 시작은 밥상이 출발이라고 믿는다.
이메일 : mh@hani.co.kr       트위터 : psol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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