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아빠의 사랑 표현법

조회수 7405 추천수 0 2011.12.04 01:25:14

우리 아빠의 딸에 대한 사랑은 아주 유별납니다.

어렸을 때부터 제 발이 땅에 닿은 적이 없을 정도로 항상 저를 안고 다니셨던 것은 물론 중학교때는 생리대가 여자의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아시고 직접 천을 떠서 생리대를 만들어 주셨었습니다. 그런 제가 3년전에 결혼을 했고, 아빠는 결혼식이 끝난 후 제 방에 들어가셔서 대성통곡을 하며 우셨다고 합니다. 이런 아빠의 사랑은 2년 전부터 요리가 되어서 제게 돌아왔습니다.

2년 전에 제가 아이를 낳았기 때문입니다.

 

저를 위한 첫 요리는 연포탕이었습니다. 제가 아기를 낳고 병원에 있는 동안 아빠는 매일 수산시장에 가서 낙지, 전복 등을 사와 국물이 뽀얗고 시원한 연포탕을 끓여주셨습니다. 그 때 처음먹은 연포탕은 정말 애낳은 것도 잊게 할 만큼 맛있었습니다. 아빠의 사랑이 뽀얗게 우러났던 것 같습니다.

또 모유수유를 했던 저는 매운 것을 먹을 수 없었습니다. 아빠는 그런 저를 항상 안쓰럽게 생각하셨습니다. 그리고 지인과 놀러간 곳에서 식당을 가셨었는데, 그 식당 황태국이 너무 맛있어서 그 가게에서 파는 황태 2만원짜리를 사고 비법을 물어보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그 황태를 들고오셔서 황태국을 끓여주셨습니다. 아빠의 사랑이 고소함과 더해져 더욱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유수유가 끝나고 제일 먼저 먹은 매운음식 역시 아빠가 만들어 주셨습니다. 아빠 본인이 개발했다고 하시면서 수산시장에서 갈치를 사오셔서 갈치조림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개발한 맛이 안난다고 속상해 하셨습니다. 저는 맛있었는데요. 다음날 아빠는 마늘을 안넣은 것 같다고 하시면서 다시 오셔서 갈치조림을 해주셨습니다. 이 요리에서는 아빠의 사랑이 매콤하게 느껴졌습니다.

브로콜리가 인기가 있었을 때에는 브로콜리 생크림죽이 맛, 영양 모두 좋다는 말을 들으시고 직접 만들어주셨습니다. 그런데 생크림을 살 수 있는 것도 모르셔서 제과점에 가셔서 생크림을 조금만 달라고 하셨고, 직원이 생크림은 판매하는 것이라 하여 생크림을 사오셔서 만들어 주셨습니다. 아빠의 사랑이 브로콜리의 상큼함과 더해져 제 입안을 후레쉬하게 해주었습니다.

지금은 제 딸(손녀)이 밥을 먹게 되자 멸치조림을 해주시곤 합니다. 그런데 그 멸치조림은 항상 두 가지 종류입니다. 하나는 손녀를 위한 견과류가 듬뿍 들어간 아주 가는 멸치조림이고 하나는 제가 먹을 중간크기의 멸치조림입니다. 아빠의 사랑이 달달하게 느껴지는 요리인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아빠는 갈비탕, 소고기무국, 들깨죽, 고등어구이, 닭볶음탕 등 많은 요리를 저만을 위해 해주시고 계십니다. 그래서 인지 저는 감기한번 안걸리는 튼튼 아줌마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저에 대한 사랑이 손녀에게로 조금씩 움직여 가는 것을 볼때면 조금 속상하지만, 그래도 아빠마음속에서 저는 항상 1등이라 생각합니다. 아빠의 요리로 항상 행복한 저는 아빠의 사랑속에서 앞으로도 영원히 행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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