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식당에서 즐기는 딤섬

예종석 2008.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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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맛있는 집]  홍콩 ‘제이드 가든’ 

 

 

67726041_20070726.jpg홍콩(香港)은 음식의 천국이다. 홍콩은 1842년에 난징조약(南京條約)을 맺은 뒤부터 영국의 식민지가 되어 1997년 중국에 반환될 때까지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 그 긴 155년의 세월을 통해 홍콩에 흘러들어간 서구 문명은 기존의 중국 문화와 혼합되어 독특한 홍콩의 문화를 만들었다. 홍콩에는 세계의 음식이 다 있다. 세계에서 인구 대비 식당 수가 가장 많은 곳이 홍콩이다. 홍콩 사람들 중에는 하루 세 끼를 외식으로 때우는 사람들도 흔하다. 홍콩은 ‘네 발 달린 것 중에는 책상 빼고 다 먹고, 날아다니는 것 중에는 비행기 빼고는 다 먹는다’는 광동 요리의 본고장이지만 산동 요리, 사천 요리, 절강 요리 등 중국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을 다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67726042_20070726.jpg그렇게 다양한 음식 중에서도 홍콩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바로 ‘딤섬’(点心)이다. 딤섬의 기원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오래전 실크로드의 찻집에서 카라반 상인들에게 차와 함께 내놓던 간단한 음식이 딤섬의 시작이라고도 하고, 중국의 고대 농경사회에서 농부들이 고된 농사일을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서 차와 함께 즐기던 간식이 딤섬의 유래라는 주장도 있다. 아무튼 딤섬은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의미로 원래는 차를 마실 때 곁들이는 간단한 음식을 뜻했지만 지금은 아침 또는 점심 식사로 홍콩 사람들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딤섬의 종류는 수백 가지가 넘지만 우선 조리 방법에 따라 찌고, 튀기고, 볶고, 굽고, 삶은 것 등이 있으며 죽과 후식 종류도 있다. 또 생김새에 따라 작고 투명한 교자 모양의 가우(餃), 껍질이 두툼하고 푹신한 바우(包), 통만두 모양으로 윗부분이 뚫려서 속이 보이는 마이(賣), 마이와 같은 방법으로 만들지만 속을 볶아 넣는 시67726040_20070726.jpg우마이(燒賣), 쌀가루로 얇게 전병을 부쳐 속을 얹어 돌돌 만 판(粉) 등,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재료로는 돼지고기, 소고기, 새우, 버섯, 채소를 많이 쓰며 닭발과 처녑(천엽), 오징어도 흔히 쓴다. 홍콩에 수없이 많은 딤섬 전문식당들이 있지만 여행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은 침사추이에 있는 ‘제이드 가든’(翠園酒家)이다. 딤섬을 먹으려면 재료를 다양하게 쓰고 회전이 빠른 대형 식당에 가는 것이 좋다. 제이드 가든은 홍콩 최대의 식당 기업인 맥심 그룹이 운영하는 곳으로, 음식이 맛있고 찾기도 쉬우며 가격까지 합리적이라서 좋다. 홍콩에서 제일 인기 있는 딤섬은 하가우(蝦餃:새우교자), 시우마이(燒賣:돼지고기만두)와 차시우바우(叉燒包:돼지고기찐빵) 등이다. 딤섬을 먹다 차가 떨어지면 주전자 뚜껑을 조금 열어 놓자. 종업원들이 뜨거운 물을 채워 준다.

 

침사추이의 스타페리 선착장이 내려다보이는 스타하우스 4층에 있으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오전 10시부터 문을 열고, 일요일에는 8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딤섬은 오후 3시까지만 하고 저녁에는 일반 요리를 판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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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 기자
한겨레신문에서 음식문화에 관한 다양한 기사를 쓰고 있다. 2000년에 직장인들의 야식을 주제로 한 연재물 '밤참'을 시작으로 먹을거리와 인연을 맺었다. <그곳에 가면 취하고 싶다>, <인생이 있는 식탁> 등 4권의 음식 관련 책을 냈다. MBC <여성시대> 등에 출연해 맛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타고난 체력과 품 넓은 열정을 재산 삼아 맛과 이미지의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행복하게 만드는 음식문화 정착에 자신의 일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의 시작은 밥상이 출발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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