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선물> 마지막 요리

조회수 8500 추천수 0 2013.02.07 13:55:28

  나는 태어날 때 부터 할아버지와 같이 살았다. 할아버지는 이른바 자수성가 하신 분으로 우리집안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분이셨다. 할아버지는 한 공립 고등학교의 교장 선생님이셨고 별명은 호랑이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다혈질이셨고 화도 많이 내셨지만 그만큼 정도 많으신 분이셨다. 그러던 어느날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함께가신 여행지에서 중풍으로 쓰러지셨다. 할아버지는 고혈압이셨지만 그 사실을 아시면서도 할아버지는 약을 복용하지 않으셨던 것이었다. 그때 병원에 실려가서 나오시면서 할아버지는 왼쪽 손과 다리를 쓰기가 불편한 상태가 되셨다. 반신불수가 온 것이다. 곧 정년 퇴직을 하신 할아버지는 집에서 신문을 보시거나 할머니와 바둑을 하시거나 하며 시간을 보내셨다. 집에만 계셔서 입맛이 없으신 할아버지는 초밥을 무척 좋아하셨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오랜만에 집에서 요리를 했다. 그 당시 나는 학교를 중퇴하고 집에서 소일하는 중이었다. 그날 따라 점심에 할아버지와 나 둘 뿐이었다. 간을 싱겁게 하는 엄마의 음식을 할아버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다. 할 줄 아는 요리가 없는 나는 고기 대신 햄을 넣고 야채를 넣어 볶음밥을 만들었다. 그 흔한 요리를 할아버지께서는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몇 번이나 맛있다고 하셨다. 

 특별히 잘하는 것은 물론 재능이라 할 수 있겠지만 특별히 못하는 것도 어떠한 특이점이 될 수 있다면 나에게 요리는 특별히 못하는 그러한 존재였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일본으로 가서 일본어도 배우고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스시를 만드는 비법도 배워오겠다는 생각을 하며 워킹 홀리데이비자를 따서 일본에 떠났다.  떠난지 3-4개월 되었을까, 내가 집으로 부터 받은 연락은 할아버지가 병원에 계시다는 것이었다. 욕창이 심해지셔서 요양원에 입원하셨다고 하셨다. 나는 일본에서 급하게 귀국을 했다. 할아버지는 점차 음식물을 삼키시기 힘드시게 되셔서 코로 영양분을 공급받으셔야 했다. 그리고 얼마 후 할아버지는 합병증으로 돌아가셨다.  

볶음밥. 그것은 할아버지께서 맛보신 나의 마지막 요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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