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족한 밥? 2% 사랑 더한 밥!

조회수 12951 추천수 0 2011.05.21 21:49:51

2% 부족한 밥? 2% 사랑 더한 밥!

 

  몇 년 전, 여름이 물러가고 막 가을이 될 무렵,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고, 마음은 즐겁고 입맛은 좋아지는 계절. 그날 저녁 우리 식구는 낮 동안 활동량이 많고 힘이 들었는지 모두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밥을 찾았습니다. 보온 밥솥에는 아이들 둘이서만 먹을 있는 분량의 밥만 남아있어서 급히 밥을 해야 했습니다. 저희 가족은 친정어머니께서 길어 주시는 약수터 물을 좋아했는데, 어머니는 음료수 재활용 페트병으로 주로 물을 받아 오셨습니다. 그 물로 밥도 짓고 그냥 마시기도 했지요.

 

  제가 쌀을 씻고 압력 밥솥에 안치며 약수터에서 떠온 물 한 병을 쏟아 부었습니다. , 얼른 밥이 되어야 할 텐데... 다행히 압력 밥솥이라 15분 채 안 되어서 칙칙~치 칙칙~치 하고 반가운 소리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고소하고 달콤한 밥 냄새. 뱃속이 요동쳤습니다. 아이들은 갓 지은 밥을 먹고 싶어, 있던 밥을 안 먹고 기다리고 있었지요. 뜸이 돌기를 기다려 밥솥 뚜껑을 열었습니다. ~, 이토록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밥이 또 있을까요. 한눈에 봐도 유난히 반짝거리고, 달콤한 향이 번졌습니다. , 맛있겠다. 얼른 밥 먹자.

  한 그릇 한 그릇 밥공기에 밥을 담아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애 아빠가 제일 배가 고팠는지, 밥을 푸자마자 한 술 가득 떠서 입 안에 넣었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 밥이 너무 달콤하다고 합니다. 복숭아 향도 좀 나고요. ? 이상하다. 약수터 물이 달콤했던가? 복숭아 향이 왜 나지? 남편은 저보고 밥물을 무엇을 부었냐고 물었습니다. ......?! 아뿔싸! 냉장고에 넣어둔 페트병이 여러 개였는데, 제가 소중한 식구들 빨리 밥 지어 먹이고 싶은 급한 마음에, 약수터 물로 사랑을 듬뿍 담아 밥을 짓는다는 게, 00 음료수를 그대로 듬뿍 담아 밥을 지었던 거였어요. 하필이면 그 음료수가 무색이고 향이 강하게 나는 게 아니어서(아주 유명한 음료수인데, 표현할 방법이 없네...이미 말해 버렸나?) 이런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진 것이었죠. 그 밥은 반찬과 함께 먹기에는 어울리지 않았는데, 다 먹지 못하고 아쉽게도 그들과 헤어져야 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엄마의 '어록'이 아니라 행장을 기록한다면 수많은 일화들이 있다고 합니다. 저희들 낳고 기르느라고 엄마가 이것저것 잊어버리는 일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이해해 줍니다. 2% 부족한 밥? 2% 사랑 더한 밥! 가족들이 가끔 이런 재미난 일로 서로 웃으며 지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공지 [이벤트] 사랑은 맛을 타고! imagefile 박미향 2011-11-18 31335
공지 [이벤트] 여러분의 밥 스토리를 기다립니다 - 밥알! 톡톡! - imagefile 박미향 2011-05-20 38803
261 막내야 ! 입 맛 없지 어른 한 숱갈만 묵어 봐라 !!! hyoja414 2011-10-27 7375
260 엄마의 된장국 Story~ bongtae1025 2011-11-28 7390
259 사랑은 맛을 타고-강아지도 외면한 첫 요리의 추억 xhddlf8794 2012-01-17 7391
258 시골에 지천인 먹을거리들.. kok5050 2011-10-18 7405
257 <사랑은 맛을 타고> "아버지 고기" pedori 2011-11-13 7412
256 사랑은 맛을 타고 - 따스했던 그 겨울의 밥상 namuda68 2011-11-30 7427
255 <사랑은 맛을 타고> 응모 (나마스떼, 네팔씨!) pedori 2012-01-11 7430
254 <사랑은 맛을 타고> 가난했던 시절, 돼지갈비 한점 crom916 2011-11-24 7432
253 할머님의 마지막 진지상. imagefile ksyo6465 2011-11-14 7436
252 사랑은 맛을 타고-생각지 못했던 일 satm350 2011-11-30 7438
251 사랑은 맛을 타고~ 응모해요^.^* file warmapril 2012-01-10 7443
250 <사랑은 맛을 타고 응모 합니다> 가장 맛있었던 밥상? (남이 차려 준 밥) kchjkh 2012-01-17 7444
249 사랑은 맛을 타고 응모글 file lim2525 2012-01-07 7445
248 정성만 가득했던 음식 mikky005 2012-01-13 7446
247 가족의 사랑이 듬뿍 담긴 짜장면 ky84 2011-10-15 7451
246 또또분식에서 위험한 상견례 avecchoi 2011-11-25 7451
245 [사랑은 맛을 타고]꽁치의 화려한 변신 congimo 2012-01-17 7453
244 사랑은 맛을 따고사연 jean7208 2012-02-16 7453
243 울남편은 방귀대장 뿡뿡이? ejdyb 2012-01-16 7459
242 눈물의 밥상 john1013 2012-01-27 74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