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밥하다가 떡이 된 사연

조회수 13598 추천수 0 2011.07.18 16:33:13

한 10년도 넘은 일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연로하시고 저는 류마치스 관절염으로 온 몸 관절들이 굳어져 밖의 출입을 못하고 집에만 있을 때였습니다. 엄마는 생계를 위해 집에 중증 장애를 가진 저를 놓아두고 병원에 가서 간병일을 하셨습니다. 환자가 퇴원하면 그 때부터 다음 일을 맡을 때까지 집에서 집안일 하면서 사무실에서 전화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엄마도 65세 쯤 되었던가 집에서 쉬셔야 할 연세이었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무슨 일이든 해야 했습니다. 요번에는 일이 빨리 주어지지않아 온종일 전화벨 소리만 기다리며 하루 하루 보내었습니다. 이미 생활비는 다 떨어지고...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던 전화를 받고 급히 가방을 챙겨서 병원으로 가셨습니다. 보통 낮에만 일을 하셔서 저녁에는 집에 오실 줄 알았는데 병원에서 밤을 새야 한다고 하셔서 저녁은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알아서 챙겨 먹겠다고 하십니다. 전화를 끊고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내가 아프지 않았더라면 엄마가 저만큼 고생을 하지 않으셨을 텐데.. 마음이 편치 않아 따뜻한 밥을 지어서 아버지 편으로 병원에 보내려고 급하게 찹쌀을 씻었습니다. 엄마가 찰밥을 좋아하기에 찰밥을 하려고..그런데 찰밥을 먹기만 했지 하는 법을 보지 않았기에 그냥 찹쌀로만 하는 줄알고 찹쌀을 씻어 밥을 했습니다. 밥이 다되어서 보니 기가찼습니다. 그동안 엄마가 해 준 찰밥이 아니었습니다. 밥알갱이들이 착 달라 붙어 떡이 되어버렸던 것이엇습니다. 하도이상해서 주걱으로 뒤집을 수록 밥들이 더 똘똘 뭉쳐져서 난감했습니다, 할수 없이 똘똘뭉쳐진 밥을 도시락에 담고 김치랑 몇가지 반찬을 담아서 아버지에게 병원에 갖다 주라고 보냈습니다. 도시락을 갖다 주고 오신 아버지의 마음이 편치 않으셨습니다. 밥 먹을 곳이 없어서 계단에서 서서 먹는 엄마의 모습을 보시고는 한 없이 슬프셨다는 아버지..

저녁늦게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잘먹었다고.. 그래서 제가 찰밥이 이상하게 되네..하고 물었더니.. 쌀을 넣어야 하는데 찹쌀만 넣어서 찰떡이 되었다고 하시면서 웃으시는 엄마...저는 할말이 없어서 웃었습니다..

긴 세월이 지나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나는 감사하게도 여러번 수술 끝에 세상 속으로 들어왔고 엄마는 기력이 쇠잔해지셨는데 여전히 저를 좌지 우지 하실려고 힘을 빼고 계십니다.

그 땐 정말 희망이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뒤돌아보니  그 누구의 말이었는 지는 모르지만" 그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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