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찹만으로도 휼륭해
나는 혼자살아도 야무지게 5첩반상 차려 먹는 식탐 많은 여자다. 그런 내가 한번은 집에 재료도 별로 없고, 장보러 가긴 덥고 배고파 손까지 떨리는 적이 있었다. '그래, 난 멋지게 스파게티를 해먹을테야’ 하고 마음먹은 순간 알았다. 토마토 파스타소스가 똑 떨어졌다는 것을. 주요리재료인 파스타소스가 없으니 스파게티는 저녁 메뉴순위에서 아예 제외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했다.
그러나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은 법. 나는 마치 임신한 여자처럼 지금 당장 스파게티를 먹어야겠다는 고집이 생겨 냉장고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건진 것은 바로 케찹! 생각해보면 케찹도 토마토소스 중 하나 아닌가. 그리고 시어버린 김치가 있었다. 그렇게 만들게 된 매콤달콤한 김치스파게티의 맛은 기존 토마토소스를 넣은 스파게티를 물리칠 정도로 훌륭했다. 요즘은 그날그날 기분에 맞춰 커리가루를 첨가하거나, 홍합 등의 해산물을 넣는 등 여러 식재료로 다양한 맛에 도전해먹는다. 우리나라의 볶음밥과 동남아의 팟타이, 미고렝처럼 이탈리아의 스파게티 역시 내키는대로 먹고싶은대로 재료를 넣으면 자신만의 요리가 되리라. 망칠까 걱정말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길 바란다.
(1인분)재료: 양파 1/2개, 버섯과 김치 한 줌씩, 케찹 5 큰술, 스파게티면, 올리브유, 마늘, 소금, 새우살 또는 베이컨 한 줌. 만들기:1. 소금을 조금 넣고 스파게티면을 7분간 삶는다. 2. 양파, 버섯, 김치를 썬다 3.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얇게 썬 마늘을 굽고 노릇하게 구워질 때쯤 양파와 버섯을 볶는다. 4.양파가 투명해질 때쯤 김치와 케찹을 넣는다. 5. 소스에 새우살을 넣고 익힌다.(만약 베이컨을 넣는다면 마늘을 구운 후에 넣을 것) 6. 새우가 익으면, 삶은 면을 넣고 소스가 베이도록 소스와 함께 볶는다.
이승희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