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와서....

조회수 12762 추천수 0 2012.02.05 19:54:39

시집와서......

나는 경상도 여자이다.

10년전 서울생활을 시작했고, 그 후 3년후 전라도 집으로 시집을 왔다.

우리 시아버지의 고향은 전라남도 장흥 유치면 대리이다.

지금은 댐으로 인해 고향이 물에 잠겨있지만,

시댁의 작은아버지만이 장흥읍에 살고 계신다.

시집와... 얼만돼지않아 장흥읍에 살고계신 시작은아버지께 인사도 가야했고, 성묘도 가야했다.

태어나서 전라남도라는곳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었다.

처음으로 만나본 전라도분들과 음식들...

새로웠지만 경상도에서 태어나 자란 시골풍경과 크게 다를건 없었다.

아직도 생각난다. 정겨운 시골풍경, 장독대와 옛날 부엌모습!

우사엔 소가 음~메 하고있고, 마당엔 장닭이 뛰어다니고, 토끼장엔 토끼가있고,

멍멍이도 "왈왈" 짖어대고 있었다

글구 한쪽방 윗목엔 고구마 한자루와 노랗게 골이깊게패인 늙은호박들이 겹겹이 쌓여있었다.

그리고 전라도 토박이 음식들....

난 산골에서 태어나 자라서 젓갈음식과 비린생선음식들이 제일 생소했다.

그 중 매생이국이란걸 처음봤다.

미역국도 아닌것이 파래도 아닌것이 물크덩한것이 거부감부터 들었다.

장흥에서만 볼수있는 특산품이라고 하셨다.

한숟가락 떠서 먹어본 순간 생긴거하고는 다르게 시원하고 녹색의 맛이라고 해야하나??

미역국과는 완전히 다른맛! 클로렐라향도 나는것 같았다.

실만큼가는 매생이! 건강해질것 같은 매생이였다.

제사때도 차례상에도 올라가는 귀한음식이였다.

한동안 매생이 매력에 빠져있기도 했다.

그 후 난 첫아이를 출산하였다. 근데 아이가 많이 아팠다.

아토피가 심해서 뾰야야할 아기피부가 늘 발그랗고 오돌오돌 건조했다.

이유식을 시작할때다 음식알레르기가 심해서 먹을수있는게 한정돼어 있었다.

내가 할줄아는거라곤는 김치볶음밥, 김치찌개였다.

라면물도 잘 못 맞춘다고 신랑할 때 구박받고 그런 나에겐 이유식은 너무나 어려운 숙제였다.

하지만 아토피가 심한 아들을 위해 맞춤식이유식을 만들어야 했다.

항생제와 스트로이드제로 살아가겐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연습에 연습, 실패에 실패를 하면서 아토피를 가진 아들의 건강식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씩 음식만드는 재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플러스 정성을 더하니깐 나도 음식다운 음식을 만들 수 있었다.

또 우리나라 조상들의 지혜에 감동했다.

"발효과학이다" 발효음식들과 신토불이! 뿌리채소들, 색색별채소들, 제철음식들과 과일들은

우리아들에게 어떤 유명한 약보다도 정말좋은 보약이었다.

신랑도 짠음식들과 조미료에 익숙해져있던 입맛이 조금씩 변했다.

첨엔 맛없다고 잘 먹지 않던 사람이 지금은 뭘해줘도 잘 먹는다.

지금 우리아들이 7살이다 하지만 야채들도 잘 먹는다

도라지차,모과차,오미자차,석류레몬차등 집에서 만든 차종류도 다 잘먹는다.

매생국도 굴을 넣어먹어야 제 맛이지만 굴을 먹지 못하는 아들이기에

동태살을 넣어 끊여주면 잘 먹는다.

들깨요리도 오래전부터 먹였는데 들깨엔 감마놀리산,오메가6가 많아서

아토피(알레르기체질)에 좋다고 들었다.

7살아이 입맛이라기엔 좀 신기하다.

애기때부터 단음식들과 빵종류는 일절 먹이지 않아서인지 주는데로 먹는 울아들이 고맙기도 하다.

볶음 음식밖에 할 줄 몰랐던 내가 지금은 나물도 맛깔스럽게 잘 무친다.나물의 매력에 빠져있다.

또 새로운 음식에 계속 도전할 생각이다.

버릇도 생겼다. 6시내고향, 고향을 부탁해,한국인의 밥상, 꼬마요리사등 음식프로그램들을

꼼꼼히 챙겨본다.

또 작은 꿈이 있다면 식당을 운영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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