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연이은 임신 그리고 시작된 서울살이는 눈물겨웠다
현관 둘이 나란히 붙은 반지하 전세집에서 새벽같이 남편이 출근하고 하루 12시간 이상을
혼자 있어야 하는 외로운 시간이었다
한창 시작된 입덧과 고향에서 구경도 못했던 청국장 냄새 !!
학교다니고 일하고 해주는 밥으로 살다가 출근하는 남편 밥상도 잘 못차려 늘 부실하던 식탁에 앉아야 햇던 나에게 가끔씩 놀러오라던 이웃이 계셨다.
할 줄 아는게 별로 없다며 그래도 남이 해준 밥은 먹어진다고 그분이 가끔씩 끓여주던 수제비는 늘 나를 즐겁게 해 주고 배를 채워주는 멋진 음식이었다.
혼자 반찬도 없이 밥을 먹어야 했던 그날 나도 수제비를 끓여 보리라 하며
감자와 양파조금 수제비 반죽 호박과 당근채 까지 준비해서 보글보글 끓여 상에 앉았다
푸른색 붉은 색 그릇에 담긴 색감 하며 보들보들한 수제비까지..
그날 수제비는 반도 먹을 수 가 없었다 그 미묘한 무슨 맛인지 알 수 없는 맛 .
며칠뒤 이웃집에 놀러가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 새댁 국물 뭐로 했어? 맹물이었지?""
지금은 국물요리에 갖은 야채와 멸치 디포리등으로 육수를 진하고 맛있게 내는데
공을 많이 들인다.그러면 국물만 떠먹어도 될 정도로 맛있는 국물이 된다.
그때 그 맹물 수제비, 지금 같으면 김치라도 쫑쫑 썰어넣고 참기름 살짝 올려서라도
맛있게 먹을텐데 어쩔줄 몰라했던 새댁이던 내 모습이 생각난다. 그리고 늘 혼자 있던
이웃 새댁을 불러주던 그분의 모습이 많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