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삼계탕 끓여다 바칠게

조회수 17069 추천수 0 2012.07.24 18:21:41

평생 삼계탕 끓여다 바칠게

 

 나는 닭을 좋아하지만, 삼계탕은 스타일이 아니다. 야식으로 맥주와 먹어야 맛인 치킨이야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지만, 뜨거운 국물을 후후 불며시원하다~’ 외쳐야 할듯한 삼계탕은 양도 가격도 부담스럽다. 그러나 음식은 어느새 누군가에게 평생 선물해야 음식이 됐다.

 처음은 반강제였다. “띠링.” 2 전쯤의 어느 . 아플 삼계탕을 먹어야 한다는 여자친구의 문자메시지에 나는 마트로 달려갔다. 자취하는 여친의 마트 나들이를 보조한 적은 있지만, 독립적으로 장을 처음이다. 그분의전화 지시 따라 싱싱해 보이는 생닭 마리와 가지 약재(사실은 삼계탕용 한약재 ), 찹쌀( 먹을 분량인 100g 이상 샀다간 혼나기 때문에 주의 요망) 산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후다닥 여친 집으로 달려가 생닭을 손질했다. 그녀도 생닭이 싫다지만, 역시 이토록 징그럽고 흐물흐물한 생닭을 만지는 끔찍한 일이다. 그런데 껍데기 제거도 필수란다. 인터넷의 각종 레시피에선 찹쌀을 물에 불려야 한다고 하지만 가볍게 패스하고 뱃속 가득히 넣었다. 냄비에 손질한 닭과 , 물을 넣고 가스레인지의 불을 켠다. 조절도 신중 신중해야 한다. 많으면 남는다고, 적으면 마실 없다고 혼난다. 불을 켜고 가만히 기다려서도 된다. 중간중간 닭기름도 제거하고, 약간 작은 냄비에 담긴 닭을 골고루 익히려고 뒤집어도 줘야 한다. 집에서는 설거지도 하던 나의 요리 도전기였다.

 글로 배운 삼계탕 맛있다며 국물까지 먹은 여친의 폭풍 칭찬에 춤추다 보니 길들여진걸까. 일도 2년간 하다보니 여친이 아플 , 기분 나빠 , 일로 스트레스 받을 쉽게 만들어상납 있는 유일한 음식이 어느덧 삼계탕이 됐다. 소질없고 취미없는 대신 요리는 여친의 몫이기에 내가 그녀에게 유일하게 있는 것도 삼계탕이었다. 오직 사람을 위해 정성을 모두 쏟은 삼계탕. 덕분에 우리는 행복했다. 아내가 그녀. 평생 삼계탕 끓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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