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삼계탕 끓여다 바칠게

조회수 16994 추천수 0 2012.07.24 18:21:41

평생 삼계탕 끓여다 바칠게

 

 나는 닭을 좋아하지만, 삼계탕은 스타일이 아니다. 야식으로 맥주와 먹어야 맛인 치킨이야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지만, 뜨거운 국물을 후후 불며시원하다~’ 외쳐야 할듯한 삼계탕은 양도 가격도 부담스럽다. 그러나 음식은 어느새 누군가에게 평생 선물해야 음식이 됐다.

 처음은 반강제였다. “띠링.” 2 전쯤의 어느 . 아플 삼계탕을 먹어야 한다는 여자친구의 문자메시지에 나는 마트로 달려갔다. 자취하는 여친의 마트 나들이를 보조한 적은 있지만, 독립적으로 장을 처음이다. 그분의전화 지시 따라 싱싱해 보이는 생닭 마리와 가지 약재(사실은 삼계탕용 한약재 ), 찹쌀( 먹을 분량인 100g 이상 샀다간 혼나기 때문에 주의 요망) 산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후다닥 여친 집으로 달려가 생닭을 손질했다. 그녀도 생닭이 싫다지만, 역시 이토록 징그럽고 흐물흐물한 생닭을 만지는 끔찍한 일이다. 그런데 껍데기 제거도 필수란다. 인터넷의 각종 레시피에선 찹쌀을 물에 불려야 한다고 하지만 가볍게 패스하고 뱃속 가득히 넣었다. 냄비에 손질한 닭과 , 물을 넣고 가스레인지의 불을 켠다. 조절도 신중 신중해야 한다. 많으면 남는다고, 적으면 마실 없다고 혼난다. 불을 켜고 가만히 기다려서도 된다. 중간중간 닭기름도 제거하고, 약간 작은 냄비에 담긴 닭을 골고루 익히려고 뒤집어도 줘야 한다. 집에서는 설거지도 하던 나의 요리 도전기였다.

 글로 배운 삼계탕 맛있다며 국물까지 먹은 여친의 폭풍 칭찬에 춤추다 보니 길들여진걸까. 일도 2년간 하다보니 여친이 아플 , 기분 나빠 , 일로 스트레스 받을 쉽게 만들어상납 있는 유일한 음식이 어느덧 삼계탕이 됐다. 소질없고 취미없는 대신 요리는 여친의 몫이기에 내가 그녀에게 유일하게 있는 것도 삼계탕이었다. 오직 사람을 위해 정성을 모두 쏟은 삼계탕. 덕분에 우리는 행복했다. 아내가 그녀. 평생 삼계탕 끓여줄게!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공지 [이벤트] 사랑은 맛을 타고! imagefile 박미향 2011-11-18 81531
공지 [이벤트] 여러분의 밥 스토리를 기다립니다 - 밥알! 톡톡! - imagefile 박미향 2011-05-20 89335
141 <맛선물 응모> 아빠와 까르보나라 tlflzzang 2012-07-26 12914
» 평생 삼계탕 끓여다 바칠게 winyks 2012-07-24 16994
139 <맛선물> 마지막 생신날의 잡채 ssuk0207 2012-07-23 14389
138 여름철 입맛없으신 분들에게 선물해드리고 싶은 맛~ mooi03 2012-07-23 15073
137 할머니. 맛있게 잡수셔요 bujam1025 2012-07-23 14649
136 꿈에서라도 설렁탕을...... jean7208 2012-07-20 15594
135 아버지의 김치말이국수 file khje0826 2012-07-20 14462
134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맛-마초같은 남자의 그 진한 맛, 조개양념구이 alexainkr 2012-07-20 14693
133 <누군가에게 선물하고싶은 음식> 가슴저렸던 첫 요리 insikmail 2012-07-20 14623
132 생신상을 차려드리고싶은 딸 chow88 2012-07-20 13611
131 <어머니께 드린 맛선물> minski 2012-07-19 14201
130 <맛선물 응모> 40년만의 짜장면 nunga2 2012-07-19 16072
129 (사랑은 맛을타고) 아버지표 매운탕 bird8888 2012-07-11 15727
128 노부부의 진수성찬 estee100 2012-07-11 16725
127 <사랑은 맛을 타고>머나먼 금욕의 길 huriy 2012-07-09 15682
126 밥도 죽도 아닌......... wndgmd503 2012-07-08 15013
125 상당히 매웠을텐데.... ohjh918 2012-07-07 15641
124 제육볶음도 못 먹어 본 여자 yanxi798 2012-07-05 14382
123 사랑은 맛을 타고 <소울 카스테라> file chocola2000 2012-06-28 14369
122 커피라면의 위력 bitgaroo28 2012-06-25 17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