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무렵, 저희 어머니가 식당을 시작했습니다. 이름하여~ "골뱅이구이집"

그 때만해도 골뱅이를 호일로 싸서 불에 구워 파는 음식점은 속초에 별로 없었습니다. 생골뱅이를 회로 무쳐 파는 곳도 제가 알기론 그리 많지 않았는데요. 골뱅이구이와 골뱅이회무침을 주메뉴로 엄마가 속초에 식당을 개업한 거죠. 바닷가 근처에 살았던 저조차 골뱅이는 통조림에 들어있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었는데 시장에서 엄마가 사오는 골뱅이들은 하나같이 제 주먹보다 크더라고요. 골뱅이도 신기하고 어떻게 만드나 하는 호기심에 엄마가 음식하는 걸 지켜보고 있으면 엄마는 한 음식을 조금 덜어 제게 주곤 했답니다.

 골뱅이를 젓가락으로 찔러 도로록 회전을 줘 빼면 새햐안 속살과 새까만 골뱅이 "똥"이 같이 말려나와요. 그 골뱅이 하얀 부분을 얇게 저며 새빨간 고추장과 청양고추, 양파, 오이를 버무려 무치고 옆에 소면과 골뱅이"똥"을 놓으면 완성.

 엄마가 덜어준 그 회무침에 따뜻한 밥이나 소면을 비벼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어요. 새콤하면서 맵고 달기도 한 그 맛이 너무나 좋았지요.

 간호사 생활을 하느라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할 때, 엄마의 그 골뱅이회무침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참다참다 마트에서 골뱅이통조림을 사서 엄마가 만드는 걸 본 그 기억을 따라 무쳐내곤 했지만 그 맛 그대로는 절.대. 안나더라고요. 너무 먹고싶을 땐 그것만 먹는다면 기운이 솟고 입맛이 돌고 몸이 건강해질 거 같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어요. 그러다 여름휴가라도 받으면 속초 본가로 한달음에 달려가 엄마에게 해달라 조르기도 했지요.

 열대야가 시작된다는 오늘, 그리고 앞으로 올 더 더운 여름날을 지내야 할 독자 여러분들께 매콤새콤달콤한 골뱅이회무침. 선물해드리고 싶네요.

 탱탱하고 새하얀 참골뱅이 맛도, 엄마만이 낼 수 있는 무침양념의 맛도. 오직 저만이 아닌 독자 어느분에게도 매력적인 맛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운 날씨에 입맛을 잃어 밥에 물 말아드시는 분들께 강추하고픈 저희 엄마의 골뱅이 회무침.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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