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진 입맛 바꾸기 숨길 수 없는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웃음은 눈으로 볼 수 있고 방귀는 들을 수 있지만 사랑은..... 둘째 아들을 키울 때 안고 있으면 세상을 품은 듯 행복했다 결혼 초 성격차이와 이해부족으로 우리 부부는 다툼이 잦았다 하루는 다툼 끝에 남편은 아들을 내 앞에 앉혔다-아들만 보면 웃는다고 스스로도 웃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 하지만 그 말을 통해 "아하 이런 게 사랑이구나"하는 깨달음을 가졌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세상을 다 품은 듯한 충만한 행복감. 아들은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분유가 맞아않아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며 자주 토해 6개월이 넘도록 목을 가누지 못할 만큼 유약했다 오직하면 의사가 간난아이에게 영양제를 처방했다. 분유로 인한 소화불량을 극복하려 남들보다 몇 달 일찍 쌀가루가 주성분인 이유식을 시작했다 그것도 몸이 약한 아들을 위해 나름 아이디어를 내 물 대신 소고기, 뼈 등을 곤 국물에 이유식을 타서 먹였다 그래서인지 몸은 건강해졌지만 이미 고기국물에 익숙해서인지 야채를 싫어하고 고기와 관련한 음식을 선호하며 편식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 습관을 바꾸려 매뉴를 연구하고 요리법을 다양하게 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지만 허사였다. 나름대로 고기를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일반 요리법이 아닌 고기요리에 야채를 넣는 정체불명의 퓨전음식을 했다-야채고기스튜, 야채무침 삼겹살, 야채갈비탕(야채가 들어간 갈비탕은 의외로 밋밋하지 않고 맛있다)등 그중 육개장은 전통 여름 보양식으로 손이 많이 가지만 한국전통음식으로 야채와 고기가 어우러져 몸에 좋기도 하지만 아들이 유난히 좋아해 많이 했다. 한창 성장기인 10대 후반엔 한 솥 끊여놓고 나가 저녁에 돌아와 보면 남김없이 다 먹고 없었다. 하루 종일 한 음식만 먹은 것에 화가나 잔소리를 하지만 입에 맞는 음식만 먹는 아들의 식성은 어쩌지를 못했다. 어려서는 몸이 약하니 우선 먹이는 게 중요했고 좋아진 후에는 다양한 음식을 먹이려 노력했지만 야채는 젓가락조차 대지 않는 아들을 굶길 수도, 식탁에서 계속 싸울 수도 없었다. 세실 버릇 여든 간다는 것은 음식에서도 마찬가지인가. 이미 길들여진 입맛을 바꾼다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 최근 비만에 고지혈증 증세가 있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아들을 보면 물론 야채를 첨부했다고 하지만 모든 음식을 다 그렇게 할 수 없어 입맛에 맞는 고기위주의 음식을 한 게 후회스럽다. 비록 굶길망정 어린시절 식성을 바꾸었어야 했다. 지나고 보니 모든 일에 절제가 필요하듯 음식도 같은 이치인가 보다. 입에 달은 음식이 몸에 쓰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가족이 맛나게 먹는 것에 신경쓰다보니 가족건강을 놓친 후회감이 나만의 문제일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