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화를 아시나요 ? ”
식구라야 달랑 세식구인데 우리집 식탁은 다국적 식탁입니다
남편은 시골출신이라 토속적인 음식 청국장이나 된장찌개 토란탕 아욱국 같은걸 좋아 하는데 대학생 딸은 멸치볶움 이나 떡복기 스파게티 피자 통닭 같은 느끼한 음식을 좋아 합니다
남편이 좋아한 음식을 준비하면 딸이 안먹고 딸이 좋아하는 달달하고 느끼한 음식을 만들면 도 남편이 안먹습니다 그래서 따로따로 준비를 하는데 요새같이 물가가 비싼데 이것저것 시장을 보면 지출이 더 많아 집니다 저는 딸에게 몸에도 좋은 토속적인 음식을 먹여 보려고 노력을 했는데 청국장의 특유한 냄새에 코를 막아 버렸고 토란이나 아욱국의 그 미끌함을 징그러워 했습니다 저는 면류를 좋아 하는데 아예 제가 좋아한 음식은 따로 준비 하지를 못합니다
저는 이것저것 식구들이 먹다남긴 음식으로 끼니를 떼우는게 우리 주부들 엄마들 일겁니다
세식구가 유일하게 일치하는 음식이 있으니 그건 “ 낭화 ” 팥 칼국수 인데요 원래가 전라도 음식인데 비오는 날 먹으면 잘 어울리는 음식입니다
먹을게 귀하고 쌀이 귀하던 제 어린 시절에 어머니가 잘 끓여주던 음식인데 전라도에서는 “낭화 ” 라고 합니다 낭화 ? 왜 팥 칼국수를 낭화라고 부르는지는 모르나 고향인 남쪽인 저는 낭화를 좋아해서 결혼 해서도 자주 끓여 먹었는데 낭화와 함께 추억을 먹기도 했습니다
딸아이가 어렸을 적에 저는 낭화. 팥 칼국수를 자주 끓여 먹었는데 어린 제 딸은 팥 칼국수를 보고는 “ 엄마가 만들어 준 짜장면 ” 이라고 그 오목한 입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만드는 과정이 어려워서 한번 만들면 이웃들을 불러서 먹였는데 부산사람들은 처음에 이게 무슨 음식이냐고 돼지죽 같다고 하더니 그 맛을 보고는 너무 맛이있다고 두그릇씩 잘 먹었습니다 올 여름 비가 잦은 날 저는“ 희야엄마 낭화 쑤어먹자 ” 는 이웃들 때문에 팥 칼국수를 자주 끓여서 이웃들과 정을 돈독히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매년 가을이면 저는 시골에서 팥을 한말이나 사 가지고 일년 내내 팥 칼국수를 끓여 먹는데 이웃을 모르는 삭막한 요즈음에 이웃들을 사귀는 좋은 계기를 낭화를 끓여서 나누어 먹으며 이웃들을 알아가는 일을 넓혀 갑니다 지금 제 생각은 경로당을 찾아가서 낭화를 한번 끓여 들이려고 마음을 먹는데 팥 칼국수를 끓이는데는 사람 손이 많이 가므로 이웃들의 도움을 받아야 해서 좋은 시간에 행동에 옮기려고 마음 먹습니다
후루룩 소리내며 먹는 소리에 흉허물도 없어지는 가까운 이웃들이 있어서 좋습니다
우리식구 다국적 식탁을 해결해주는 음식이 낭화인데 추석 연휴가 끝나는 즈음에 우리 세식 모여 도리소반 위에 김치하나 달랑 올려놓고 낭화를 후루룩 만들어 먹으렵니다
어린시절 내 어머니를 생각하며 말입니다
fisster tip
밀가루 반죽은 적당히 질지도 되지도 않게 반죽을 몇시간 전에 해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더 찰진 반죽이 됩니다
팥을 약 1 시간정도 푹 고우면 되는데 압력 솥에 끓일때는 30 분 정도만 끓이는데 팥 알이 손으로 만졌을 때 힘을 주지 않아도 으깨질수 있도록 푹 삶습니다
삶은 팥을 걸러서 약간 물게 끓입니다
밀가루 반죽 해 놓은걸 적당한 크기로 밀어서 칼국수 정도로 썰어서 끓인 팥 물에 넣고 다시 팔팔 끓입니다 이때 간은 소금 간으로 하고 입맛에 맞춰서 설탕을 조금씩 넣어 먹으면 맛이 끝내 줍니다 참 퍼지지 않도록 늦게 먹을 사람이 있으면 재료를 놔 두었다가 즉시 끓여 주어야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