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라도 설렁탕을......

조회수 11123 추천수 0 2012.07.20 19:11:50

진한 갈색사이로 고기 결이 미세하게 갈라지고, 물이 너무 많지 않고 완전 블링블링한 브라운 색 국물을 머금었으며 따뜻할 듯 한 놋그릇에 잣가루 이고 있는 소갈비 사진만 보면 난 세종대왕이 떠오른다. 고기를 너무 좋아하시여 수라상 마다 고기가 오르고, 드라마의 김성경과는 달리 비대하셨을 거라는 추측이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몸을 조금만 챙기셨으면, 20세기보다 더 휼륭한 언어학 이론을 남기시어, 우리나라가 언어학 강국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주셨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에 비해 영조는 장수의 상징이다. 영조임금은 기름진 고기반찬이 담긴 수라상 보다는 소박한 수라상을 즐기 셨다는 일설이 전해 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시절 확실치 않은 위인전에 기대어 농사 짓는 임금이미지가 영조대왕과 오버랩되면서 설렁탕이 떠오르는 것은 30년 이상된 영조의 이미지다.

우연히 신문에 난 노무현 대통령의 생일상을 봤다. 봉화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한 생일상에는 우리가 생일날 먹는 모 브랜드 파란통에 얹어진 초라한 케익과 김밥, 나물과 몇 가지 반찬이 초라한 식탁에 차려져 있었다.

꿈에서라도 노무현 전대통령을 만난다면 난 설렁탕을 끓여 들이고 싶다. 다시 태어나신 다면 영조대왕처럼 설렁탕정도에 만족하시는 소박한 수라상을 즐기시되, 영조대왕처럼 굳건한 자리에서 장수하셨으면 하는 나의 바람과 기대 때문이다. 세종대왕처럼 역사에 큰 흔적을 남기시되, 건강에 힘들어 하지 마시고, 소박하되 힘이 되는 설렁탕을 즐기시면서 하시는 일이 마무리 될 때 까지 오래 오래 사시라는 나의 희망이다.

논둑과 밭둑에서 싱싱한 풀 먹고 자란 순 토종 우리한우는 기본이다. 시커먼 가마솥아래 장작 지펴놓고, 물을 펄펄 끓여 핏물 뺀 사골과 잡뼈, 양지를 12시간 이상 끓여낸 뽀얀 국물에 국수가락 넣고 찬밥 말아서 큰 깍두기 국물 벌겋게 빼어낸 설렁탕을 난 꿈에서라도 꼭 노무현 대통령에게 끓여드리고 싶다. 땀 밴 손으로 막걸리 한잔 따라드리면서........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공지 [이벤트] 사랑은 맛을 타고! imagefile 박미향 2011-11-18 54849
공지 [이벤트] 여러분의 밥 스토리를 기다립니다 - 밥알! 톡톡! - imagefile 박미향 2011-05-20 60387
81 사랑은맛을 타고 응모 -- 뜨거운 여름의 콩국수 splanet88 2012-06-09 11131
80 엄마의 된장국 Story~ bongtae1025 2011-11-28 11153
79 <맛선물>멀어져버린 그들에게 언젠가 다시 생태찌개를 끓여줄 날이 오기를 cjhoon73 2012-12-13 11208
78 <맛선물>한번도 먹어본적 없는 음식 file kesuoh 2012-10-31 11219
77 <사랑은 맛을 타고> 재피를 아시나요? khkty 2012-06-09 11220
76 계우(溪友)가 만든 깊은 맛 [5] 청허당 2012-04-07 11313
75 <맛 선물> 은희가 은희에게 takeun 2012-09-22 11355
74 <맛선물> 양장피의 은밀한(?) 추억 jeeho21 2013-03-20 11360
73 김치국밥, 휴식과 평화의 뜻 file maarry 2012-11-28 11398
72 사랑은 맛을 타고 - <설탕가루 묻힌 달달한 도너츠> [1] bongtae1025 2011-11-01 11433
71 <맛 선물> 계란찜을 먹는 두 가지 방법 중전 2012-09-16 11484
70 <맛선물>콩나물무침 vzzing 2012-10-29 11494
69 <맛 선물> 직화구이 옥돔 한 토막 geenak 2012-11-23 11555
68 마음까지 부르게 한 민박집 아주머니의 밥상 blinker2 2013-01-10 11614
67 초콜릿으로 다양한간식 만들어 보기 image oopsad134679 2012-02-13 11618
66 <맛선물> 영원히 못 잊을 닭백숙 59pigpig 2012-09-26 11624
65 돼지국수의 추억 deli84 2013-03-10 11628
64 [밥알톡톡]누룽지, 그 구수한 추억 jikimi75 2011-08-08 11690
63 새내기의 순두부찌개 andhkh 2013-02-08 11700
62 [맛선물] 엄마의 떡볶이 moon5799 2012-08-24 1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