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선물] 엄마의 떡볶이

조회수 11738 추천수 0 2012.08.24 14:23:01

지금은 쉬고 있지만 저희 엄마는 20년 가까이 분식집을 하셨습니다.

말이 좋아 분식집이지 간판도 없는 허름한 포장마차였지요.

하지만 엄마는 그 곳에서 주말도 여름휴가도 없이 성실히 일하셨고

그 주변 초등학생들 동네꼬마들의 간식을 책임지셨지요.

엄마의 그 성실함이 음식에 고스란히 녹아서일까요?

엄마의 그 맛이 그립다며 이사 가서도 찾아오고

훌쩍 자라 임신해서도 찾아오는 분들이 있어 힘든 엄마에게 큰 위로가 되었죠.

얼마 전 남편이 “장모님, 저도 그 유명한 떡볶이 먹고 싶어요.”

라며 말을 했어요.

엄마는 “사랑하는 사위에게 그깟 것 못해 주냐?”며 바로 팔 걷어붙이고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주셨죠.

남편과 나는 맛있다며 잘 먹었는데 엄마는 그 때 그 맛이 안 난다며 서운해 하시네요.

(저도 예전 그 맛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나는 왜 그 옛날 그 재료를 그대로 사용했는데 왜 맛이 안 날까 고민했습니다.

잘 생각해보니 그 옛날 맛의 비밀은 ‘많이’하는데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커다란 네모 프라이팬에 떡도 많이 고추장도 많이!

많이 끓여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나눠 먹는 맛이 엄마 떡볶이에 비밀이었다는 걸요.

조만간 주말에 언니네 가족들까지 모두 모아 놓고 제가 한 번 그 맛을 재연해 볼게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엄마, 제가 진지하게 엄마 뒤를 이어 분식집을 계속 할까 생각했던 거 아세요?

참으로 고되고 힘든 시간이었는데 언제나 웃으며 기쁘게 해내신

엄마가 무척 자랑스러웠어요. 저도 엄마를 닮은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요.

엄마, 정말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공지 [이벤트] 사랑은 맛을 타고! imagefile 박미향 2011-11-18 54044
공지 [이벤트] 여러분의 밥 스토리를 기다립니다 - 밥알! 톡톡! - imagefile 박미향 2011-05-20 59634
81 엄마의 된장국 Story~ bongtae1025 2011-11-28 11080
80 꿈에서라도 설렁탕을...... jean7208 2012-07-20 11081
79 <맛선물>한번도 먹어본적 없는 음식 file kesuoh 2012-10-31 11141
78 <맛선물>멀어져버린 그들에게 언젠가 다시 생태찌개를 끓여줄 날이 오기를 cjhoon73 2012-12-13 11150
77 <사랑은 맛을 타고> 재피를 아시나요? khkty 2012-06-09 11160
76 계우(溪友)가 만든 깊은 맛 [5] 청허당 2012-04-07 11238
75 <맛 선물> 은희가 은희에게 takeun 2012-09-22 11277
74 <맛선물> 양장피의 은밀한(?) 추억 jeeho21 2013-03-20 11305
73 김치국밥, 휴식과 평화의 뜻 file maarry 2012-11-28 11347
72 사랑은 맛을 타고 - <설탕가루 묻힌 달달한 도너츠> [1] bongtae1025 2011-11-01 11381
71 <맛 선물> 계란찜을 먹는 두 가지 방법 중전 2012-09-16 11407
70 <맛선물>콩나물무침 vzzing 2012-10-29 11425
69 <맛 선물> 직화구이 옥돔 한 토막 geenak 2012-11-23 11492
68 초콜릿으로 다양한간식 만들어 보기 image oopsad134679 2012-02-13 11531
67 <맛선물> 영원히 못 잊을 닭백숙 59pigpig 2012-09-26 11537
66 마음까지 부르게 한 민박집 아주머니의 밥상 blinker2 2013-01-10 11557
65 돼지국수의 추억 deli84 2013-03-10 11574
64 [밥알톡톡]누룽지, 그 구수한 추억 jikimi75 2011-08-08 11617
63 새내기의 순두부찌개 andhkh 2013-02-08 11664
» [맛선물] 엄마의 떡볶이 moon5799 2012-08-24 1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