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레시피

조회수 9934 추천수 0 2011.11.20 22:34:31

찬 바람이 쌩생부니.. 따뜻한 남쪽 섬 제주도도 어쩔 수 없다. 옷깃을 여미게되고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찾게 된다. 김치찌개를 할까, 어묵탕을 할까 아주 잠깐 고민하다 김치찌개로 결정했다.

일요일 오후, 게으름을 피우다보니 장도 못보고 할 수없이 냉동실을 뒤적이다 며칠전 친정 엄마가 싸준 조기 세 마리를 꺼낸다.  요즘 한참 이름을 날리고 있는 추자도 조기다. 어른 손 두배가 조금 안되는 적당한 크기의 조기 세마리가 얌전하게 누워있다. 물론 꽁꽁 얼어있다.

멸치, 한라산 표고, 다시마를 우려놓은 국물에 살짝 담근다. 이젠 몸이 좀 풀리니? 너희들도 추웠구나.  바글바글 끓기 시작할 무렵 적당히 신김치와 아주 신김치를 1:1 비율로 넣어준다. 오래된 조선간장도 한 스푼 넣어준다. 김치와 조기가 인사를  하고  친해지면서 부글부블 거품이 일기 시작한다. 거품을 말끔히 거두어 내고 참기름 한방울을 또옥 떨어뜨린다.

김치찌개 냄새가 부엌을 채운다.

국물맛을 보니.. 참 내가 했지만.. 국물이 , 국물이 끝내줘요.

식구들에게 김치찌개를 맛보이며 " 야, 외할아버지 김찌찌개다"라고 했더니, 초등4년 딸이 냉큼 되묻는다.

 "왜"

" 할아버지 살아계셨을때 자주 만들어 드시던 음식이거든"

" 할아버지가 음식도 만들언(만들었냐는 제주 방언)"

" 어, 지금 생각하니 할아버지 멋쟁이다. 그 옛날에 시장 가서 먹고싶은 재료를 사와 집에서 드시고 싶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 드셨거늗."

" 아.. 그럼 이 찌개는 할아버지 레시피로 만든 것이구나"

" 맞아.. 또 다음에 할아버지 레시피 음식 만들어 줄께"

 

할아버지 레시피는 딸에게.. 손녀딸에게 .. 그리고 또 그 손녀딸의 딸에게 계속 전달될것이다.

사랑을 타고.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공지 [이벤트] 사랑은 맛을 타고! imagefile 박미향 2011-11-18 54851
공지 [이벤트] 여러분의 밥 스토리를 기다립니다 - 밥알! 톡톡! - imagefile 박미향 2011-05-20 60390
241 막내야 ! 입 맛 없지 어른 한 숱갈만 묵어 봐라 !!! hyoja414 2011-10-27 9736
240 <맛선물 응모>노숙인 아저씨. 이제는 김밥 같이 먹어요. 만석꾼며느리 2012-07-28 9739
239 노부부의 진수성찬 estee100 2012-07-11 9740
238 사랑은 맛을 타고. 응모합니다!<레디 액션! 그 최고의 원동력> moon9410 2012-01-12 9758
237 사랑은 맛을 타고 - 따스했던 그 겨울의 밥상 namuda68 2011-11-30 9761
236 <사랑은 맛을 타고> 개밥그릇에 비빔밥 sisters08 2012-02-18 9801
235 알림 박미향 2011-11-30 9811
234 [사랑은 맛을 타고]꽁치의 화려한 변신 congimo 2012-01-17 9811
233 요즘따라 더 생각나는 음식 heunss 2012-04-19 9813
232 [사랑은 맛을 타고] 행복의 맛 file hey0404 2011-10-14 9819
231 할머니의 감자떡 jadore909 2011-11-26 9821
230 [맛선물] 열두살의 그 아이에게.. file songred 2012-08-03 9848
229 사랑은 맛을 따고사연 jean7208 2012-02-16 9853
228 <사랑은 맛을 타고> 가난했던 시절, 돼지갈비 한점 crom916 2011-11-24 9873
227 <사랑은 맛을 타고 -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특별한 맛> file jinsj1005 2011-10-18 9875
226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음식 ;미워도 다시한번 hishij1208 2012-08-02 9889
225 어떤 국적의 잡채 wzree 2012-05-28 9897
224 [맛선물]목살이 전복을 껴안고 삼계탕에 빠진 날 jinfeel0506 2012-07-30 9906
223 사랑은 맛을 타고-강아지도 외면한 첫 요리의 추억 xhddlf8794 2012-01-17 9918
222 사랑은 맛을 타고 응모합니다<아동센터아이들의샌드위치> jennylee308 2012-01-14 9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