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샌드위치

흑룡의 해 라는 2012년과 더불어 지역아동센터에 아동 복지교사로 부름을 받았다.

오랜 기다림에 지치지 않고 도전했던 아이들을 향한 열망이 그리고 용기의 결과가

오늘 이 아이들과 만남으로 이루어졌음을 감사로 마음에 새기면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센터에 도착 했다.

이미 가슴은 두근두근 3층 문을 열고 들어서니 도래도래 앉아 놀고 있는 아이들의

눈망울들... ‘어제 밤 내 꿈속에서 만났던 아이들이 분명하구나!’

센터를 운영하시는 분들과 인사를 먼저 한 후 첫 수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내가 고민하면서 절실하게 여겼던 프로그램(독서/논술)을 가지고 얼마나 좋은 수업을 할 것인가 설레었던 만큼 이 사랑스런 아이들에게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 조율하며 탐색해 나갈 것이다.

먼저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으로 나눠서 수업하기로 하고 오늘은 고 학년 수업!

독서라는 단어에 익숙해진 상태, 책 읽기, 글쓰기에 이미 멀어져 있는 듯, 어떤 아이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그렇겠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나는 독서시간을 얼마나 재미있게 할 것인지를 소개했다. 그렇게 아이들과 탐색의 시간을 갖고 방학 중에 “일기 쓰기”수업을 하겠다고 했다.

일기 쓰기는 어릴 적부터 습관을 들여 놓으면 그 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내 지론이기도 하다. 그래서 좀 특별한 요리일기 쓰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첫 요리일기는 어제 저녁 반찬을 의성어, 의태어를 사용한 일기쓰기,

아이들은 생각보다 잘 따라왔다. 이유 많은 장난꾸러기들! 흉내 내는 말을 넣어 쓰는 요리일기, 글씨 쓰기가 서툰 아이들, 이미 고학년이지만 삐뚤빼뚤, 그러나 열심히 쓰는 아이들, 충분히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우선 안도감이 든다. 제법 생각을 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저학년 중학년의 수업도 즐겁게 마친 한 주였다.

 

요리일기 2, 실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좋아서 간단한 샌드위치 만들기.

미리 준비한 식빵, 과일 잼들, 땅콩 잼, 아이들은 약간 들떠있는 분위기에 여러 가지 잼에 벌써부터 입맛을 다시는 아이들, 토스터에 빵을 하나씩 넣고 빵이 다 구워지면 탁! 하고 올라올 때는 작은 함성을 지르는 아이들의 즐거운 표정에 덩달아 즐거웠다. 다 구워진 빵조각을 반으로 잘라서 자기가 좋아하는 잼을 골라 정성스럽게 바르면 완성!

모두 자기가 만든 빵을 한 개씩 들고 먹는 모습은 너무 즐거워 보였다. 냠냠! 쩝쩝! 자기가 직접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저 아이들에게 맛을 더 했으리라. 맛나게 먹는 순수한 표정들.... 그 속에서 내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른다.

시대적인, 환경적인 이유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저런 밝은 예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한 기분이었다. 다 먹은 후 일기를 쓰는데 첫 시간에 들려 왔던 한숨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간단 하지만 샌드위치 만드는 과정과 그 맛과 기분을 일기로 적어내는 아이들의 모습!일 년간 꼭 행복한 글쓰기, 독서/논술 시간을 만들어 가겠다는 희망에 내 마음 부풀어 오른다. 저학년(1-2) 중학년(3-4) 수업은 또 얼마나 맛있는 수업이 될까??

다음 수업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설래임 보는 흐뭇한 이 마음 어디에 비기랴.

저 어린 마음들에게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을 만들어 주어야지.

먼 훗날 얼굴에 살며시 미소 짖게 할 고운 추억이 될 수 있도록 맛있는 수업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갈 것이다. 손에 손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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