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앞바다 돌고래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나는 반대다. 해군기지 반대다. 절대 반대다~’ 이 노래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다. 지난 730일부터 84일까지 해군기지반대를 위한 강정 평화대행진에 다녀왔다. 3년전, 올레7코스를 걸을 때 처음 만났던 서귀포강정마을과 구럼비 바위. 평화로운 바다에 해군기지가 들어선다면 거기에 깃들어 사는 생명들은 어쩔 것인가? 하는 생각에 강정마을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지나칠 수가 없었다. 지난 3월 구럼비바위 발파가 시작되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던 중에 만난 강정평화대행진’! 서귀포 강정마을에서 동.서 두 팀으로 나누어 제주도을 반바퀴씩 돌아 제주시에서 만나는 56일 동안의 도보행진. 연일 30도를 훌쩍 넘어버리는 살인폭염에, 태양에 달구어진 아스팔트 위를 걷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6년이 넘는 해군기지 반대투쟁에도 지치지 않고 우리들을 반기시는 강정마을 주민들,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하고 걷는 분, 상체의 반을 감싸는 허리 복대를 착용한 채 걷는 분, 평화대행진에 참여하기 위해서 LA에서 날아오신 분, 엄청 재밌을 거라는 아빠 말에 속아서 왔는데 힘들지만 재밌다는 꼬마아이들이 있어서 56일의 도보행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집에 돌아와 텃밭에 나가니 옥수수가 제법 단단하게 영글었다. 옥수수 몇 개를 따서 바로 쪄먹으니 비로소 집에 왔다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 옥수수를 혼자 먹는 것이 미안한 생각이 들면서 같이 걸었던 사람들과 함께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극심했던 봄가뭄에 물을 길어 나르고 농약, 화학비료 쓰지 않고 오줌을 삭혀 만든 거름으로 기른 옥수수. 옥수수는 하루만 지나면 당분이 전분으로 변하기 때문에 바로 따서 쪄먹었을 때가 가장 맛있다. 껍질을 모두 벗기지 말고 한두장 남겨놓고 압력솥에 물을 약간만 붓고 소금을 조금 넣어 간을 맞춘다. 압력솥 추가 울리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여 뜸을 들여준다. 옥수수는 쪄낸 직후 먹을 때가 가장 맛있다. 옥수수 한알한알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강정평화대행진에 함께 하신 모든 분들께 내 손으로 가꾸어 방금 따서 쪄낸 옥수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모두들 폭삭 속았수다(‘수고했다는 제주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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