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전날 밤 술을 먹고 들어와 중학생인 나에게 북어국을 끓여달라고 했다. 아빠는 출근했고 엄마가 부탁할 사람은 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나는 매우 귀찮았지만 아픈 엄마를 위해 북어국을 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평소에 요리를 즐기기 때문에 이사와 부엌이 열약한 상황에서도 나는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저번에 나는 엄마를 위해 콩나물국을 끓여준 경험이 있기에 엄마가 믿고 국을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에게 김치 북어국이 어떠냐고 제안했지만 엄마는 그냥 북어국을 달라고 해서 깔끔한 북어국을 끓이기로 하였다.
북어를 참기름에 볶고, 육수를 붓고, 계란과 두부도 넣었다. 그리고 짜지도 밍밍하지도 않게 간을 하기 위해 소금을 넣었다. 근데 이상한게, 아무리 소금을 넣어도 내 생각만큼 짜지 않은 것이다. 소금은 매우 고았고, 나는 그저 고운 소금인 줄 알고 넣었지만 결코 내 생각만큼 간이 되지 않았다. 내가 원했던 간은 되지 않았고, 국의 계란은 식당에서 주는 계란찜처럼 부풀어 올랐다. 내가 계란을 넣기 전에 풀어줬는데 그게 매우 잘됬었나 보다 생각하고 나의 실력에 자아도취하고 불을 껐다.
뭐 엄마가 알아서 간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엄마에게 국을 주었다. 엄마는 담백하고 맛있다며 이야기하다가 내가 소금을 넣어도 그다지 짜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엄마가 양념통 중에서 어떤 것을 넣었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저 고운 소금이라고 하자 엄마는 놀라며 그건 베이킹소다라고, 그래서 이렇게 계란이 부풀어 오르는구나 하며 베이킹 소다 옆에 있던 입자가 굵은 하얀 가루가 소금이라고 알려 주었다.
저녁에 남은 북어국을 가족이 나눠 먹었는데, 소다 때문인지 국은 모두 풀어져서 두부는 연두부처럼 변해버렸고 북어는 매우 부드러웠다. 조금 쓴맛이 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괜찮았다. 그 이후로 우리집에서는 음식이 맛이 없으면 ‘소다를 조금 넣으라’라는 말을 항상 하고 있다. 여러분도 소다넣어보세요~ 두부 계란이 부드러워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