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고향은 나비 축제로 유명한 함평 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집은 읍내에서 버스 타고 20분쯤 가야 하는 산골 입니다
어릴적 우리동네는 겨울에 눈이 너무나 많이 내리는 곳입니다
아침이면 정말 온 세상이 하얘서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화장실을 가기위해 아버지는 일어나면 눈길을 쓸어서 길을 만들었지요
70 년대 시골에는 정말 먹을것이 귀했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아침 저녁은 보리밥이고 점심은 매일 동치미에 고구마가 전부 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고기 구경 하기가 명절때 이외에는 정말 먹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운 좋을때 기가 막히게 맛있는 꿩 고기를 먹을수 있었지요
오빠가 빨간 까치밥 열매에 독극물인 싸이나라고 들었는데 그걸 까치밥 속에
넣어서 산에 갔다 놓으면 배고픈 꿩이 그걸 먹은 날이면 그날은 우리 가족
포식 하는 날입니다
오빠가 어쩌다 꿩을 잡아 오는날이면 엄마는 가마 솥에 꿩 한마리를 넣고 물을 한솥 을
붓고 신김치를 넣고 장작 불을 때셨지요
우리는 오랜만에 맡아 보는 구수한 고기 냄새에 다들 부뚜막에 코를 대고 군침을 질질
흘렸지요
꿩 한마리가 큰 가마 솥에서 수영을 했다고 봐도 되지요
그렇지만 기름이 둥둥 뜬 꿩 국물을 욕심 스럽게 두 그릇씩 먹은 날이면
갑자기 위 장에 기름끼가 들어와서 장이 놀랬는지 설사를 하고 말앗지요
그렇지만 한 겨울에 꿩 고기의 맛은 지금까지도 잊을수가 없을뿐 더러 지금은 고향을 떠났기
때문에 가끔씩 오빠를 만나면 그 이야기를 한답니다
요새 그런식으로 꿩 잡으면 큰 일난다
옛날에는 어쩔수 없이 먹을게 없어서 불법으로 한거야 쉿 | 조용해라 하면서 오빠와 난 추
억을 생각하면서 군침을 흘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