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1 아들녀석이 친구 대 여섯명과 집으로 몰려왔다. 이제 개구쟁이 티를 벗고 제법 굵어진 목소리랑 덩치들이 볼만하다. 내 아들, 뉘집 아들들로 집안은 금방 분주하고 소란스럽고, 오랜만에 사람사는 거 같다. 쏜살같이 자라버린 아이들 소위 사교육에 바빠 다른 집 방문하고 또래랑 맘 놓고 여유부리며 쉴 수 없는 아이들이다. 모처럼 기회다. 아이들에게 작은 휴식이라도 선물 해야 겠다 싶어 손쉽고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배달된 치킨으로 손님접대의 꼼수를 냈다. 치킨 몇마리가 배달되 차려지고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은 단번에 고소한 치킨맛의 블랙홀로 빠져버린듯...
엄마의 정성이라곤 마음뿐인 접대가 슬며시 미안해지기도 한 순간이었다. 아이들이 맛있게 먹고 부른 배를 두들릴 쯤 아들녀석 임신하고 입덧할 때 무척 땡겼던 막담근 생김치 생각이 참 생뚱맞다. 그즈음 꿈속에서 돌아가신 친정엄마께서 막담근 생김치 한 다라이를 비벼 놓으시고 보이지 않으셨다. 오!! 마미!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