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 of Articles

무인줄 알았더니 배내, 사랑도 이랬으면!

  • 박미향
  • | 2010.05.20

<구암모꼬지> 배깍두기 음식도 연애도 허겁지겁 서둘면 제맛 몰라 강약 조절해 굽던 ‘맥적’ 탱탱하게 ‘재탄생’   껍질을 벗긴 무와 배를 깍둑썰기를 해서 그릇에 담아두면 어떤 것이 무인지 배인지 알 수가 없다. 맛을 보지 않고서는 구별이 힘들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멀쩡해 보이는 상대방도 가까이에서 ‘맛을 보지’ 않으면 달콤한지 시원한지 담백한지 알 수가 없다...

조림도 국도 아닌, 냉정과 열정 사이

  • 박미향
  • | 2010.05.11

이재 황윤석 전주 종가 무찌개 쫄깃한 쇠고기와 아삭한 무의 40년 궁합 가마솥밥 끓을 때 익힌 간조기찜도 예술 뚝딱뚝딱, 한 시간이 채 안 걸린다. ‘무찌개’와 ‘간조기찜’은 빠른 시간에 식탁에 모습을 드러낸다. ‘무찌개’는 이름도 낯설다. 무조림도 아니고 무국도 아니고 생채무무침도 아닌 이 음식은 도대체 어떤 맛일까? ‘무찌개’는 ‘냉정과 열정 사이’에 있었다...

잃어버린 맛 방풍죽, 홍길동도 먹었을까

  • 박미향
  • | 2010.04.28

바닷가 모래땅에만 자라 풍에 탁월한 나물 허균도 “사흘이 지나도 입 안에 향미” 찬탄 꿈에서 지갑을 잃어버리면 그것만큼 끔찍한 것도 없다. 밤새 ‘내 지갑 돌리도’ 외치면서 어두운 꿈 속을 헤맨다. 낡아서 값어치 떨어진 지갑이라도 내 품에 있다가 사라지면 아쉽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돈을 둘째 치고 뭔가 뒤가 개운하지 않다. 할 수만 있다면 천 리, 백 리라도...

무와 배 오묘하게 섞어 한 폭의 그림

  • 박미향
  • | 2010.04.27

전주 학인당 백씨 종가 한채 고종이 보내준 목수가 궁중양식으로 지어 맛나지 생합작 등 맛도 집 만큼 웅숭 깊어 초등학생 한 명이 겨우 들어갈 만한 작은 문을 열자 마당에 큰 기와집이 반갑게 맞는다. 마당 한쪽에는 덩치 큰 개들이 멀끔히 쳐다보고 짖지도 않는다. 낯선 사람들이 자주 찾기 때문에 예사로 아는 모양이다. 전주 한옥마을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학인당’...

욕심은 빼고 웃음꽃 양념에 기도로 간 맞춰

  • 박미향
  • | 2010.04.16

정각사 절음식 도도할 만큼 정갈하고 슴슴한 무심의 맛 있어야 할 맛은 다…위궤양·아토피 ‘싹~’ 헉헉, 성북구 삼선동 언덕을 넘자 작은 절이 나온다. 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사찰을 둘러싸고 있는 우람한 나무도 노래하는 새도 없다. 삼선동에 자리 잡은 사찰 정각사는 나무가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있다. 사람이 숲이다. 대문 앞에 서면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

식혜도 아닌 것이, 식해도 아닌 것이

  • 박미향
  • | 2010.04.13

강릉 창녕 조씨 포식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짭짜름한 밥도둑 씨종지떡이나 묵나물도 이름만큼 오묘 ‘포식혜’ 이름이 낯설다. 한국전통음식을 연구한 조리서에서도 보기 드문 이름이다. ‘식혜’하면 쌀밥을 엿기름물로 삭혀서 만든 우리나라 화채가 떠오른다. 음료가 별로 없던 시절 어머니는 얼음 동동 띄운 달짝지근한 식혜를 만들어주셨다. 우리네 훌륭한 마실거리였다. 하지만...

그 때 그 시절, 가난해서 납작했던 추억의 맛

  • 박미향
  • | 2010.04.01

 대구 명물 납작만두  눈으로라도 배 부르라고 크기 부풀린 지혜 응큼한 작업 만두가게 주인 고려 가사 등장   가난한 어린 시절에 먹었던 음식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일명 ‘뽑기’라고 불렀던 달고나나 설탕과자, 어머니 몰래 집어먹었던 생쌀 등. 아련한 추억이 있다. ‘납작만두’도 그런 음식이다. 대구가 고향인 사람은 누구나 어린 시절 기억 속에 ‘납작만두’가...

오래 묵은 사랑처럼 먹을수록 고소

  • 박미향
  • | 2010.03.30

오리 이원익선생 종가 호박죽 대이은 검소, 모든 음식 집에 있는 재료로 배추에 생태 꼭꼭 눌려 넣은 김치는 ‘별미’ 봄은 아직도 멀었나 보다. 꽃바람 대신 3월에 꽃샘 눈보라가 친다. 영원히 봄은 오지 않을 것만 같아 공포스럽다. 싸락눈이 하늘을 덮은 3월 중순 서울에서 1시간가량 거리에 있는 경기도 광명시 ‘충현박물관’을 찾았다. 물어물어 가는 길은 팀 버튼의 ‘...

270살 씨간장이 맛의 씨 뿌린 ‘서커스’

  • 박미향
  • | 2010.03.16

파평 윤씨 명재 윤증 종가 떡전골 뚝배기보다 장맛, 버선발 한지 붙인 ‘꿀독’의 묘기 참기름 재운 게장은 아~!…쓱쓱 비벼먹으면 꿀맛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랑, 신뢰, 가족, 연인, 정의, 부, 명예…? 사람마다 다르다. 삶은 그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찾아 나서는 여행길일지 모른다. 하지만 만만치 않다. 해답은 언제나 롤러코스트 같다. 우리 맛...

1940년대 홍콩의 피는 이리도 두껍더냐

  • 박미향
  • | 2010.03.08

베이징덕에서 딤섬까지 <미슐랭>의 별을 찾아 떠난 홍콩 미식여행 젊고 예쁜 심부인은 오늘도 자신이 고용한 천재요리사 이삼을 괴롭힌다. “내가 먹고 싶은 고기가 뭘까? 그것으로 맛있는 것을 해와!” 말도 안 된다. 언제부터 요리사가 독심술까지 갖추어야 한단 말인가! 그래도 속살이 비칠 듯 말 듯 하늘하늘 늘어지는 긴 날개옷을 입고 팔랑팔랑 다가와 맛난 거 해달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