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많은 우유가 필요했을까

박미향 2008.07.21
조회수 16716 추천수 0

[사진 읽어주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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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덩풍덩, 그가 빠졌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하얀 강물에 빠졌다. 아마도 우피 골드버그가 흑인이 아니었다면 사진가 애니 라이보비츠는 이런 사진을 찍지 않았을지 모른다. 흰색과 까만색의 경계가 생겼지만 구분은 사라졌다.

 

때때로 사람을 만나 돌아서고 한참을 그 사람의 잔상으로 머리가 혼란스럽고 흔들거릴 때가 있다. 사랑의 시작일 수도 있고 그저 아우리가 강한 사람을 만난 행운일지 모른다. 그의 이 사진은 마치 그런 느낌이다. 지워지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우유가 필요했을까 생각하면 정말 웃기다.

 

애니 라이보비츠는 1949년 미국 코네티컷주에 태어난 세계적인 인물 사진가다. 인물 사진과 패션 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수많은 배우들의 독특한 면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았다. 배우들은 그의 카메라 앞에 섰을 때야 비로소 스타가 된 것을 안다. 뉴욕, 그의 작업실 한쪽에는 “사랑하는 애니, 넌 정말 마술사다!”란 마이클 잭슨의 메모가 꽂혀 있을 정도다. 그 유명한 오노 요코와 존 레넌의 포옹 사진과 데미무어의 알몸 임신 사진도 그의 것이다. 최근에는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등장해 화제가 되었던 루이뷔통 가방 사진 역시 그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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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사진집 〈PHOTOGRAPHIEN ANNIE LEIBOVITZ 1970-1990〉(SCHIRMER/MOSEL발간)

글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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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 기자
한겨레신문에서 음식문화에 관한 다양한 기사를 쓰고 있다. 2000년에 직장인들의 야식을 주제로 한 연재물 '밤참'을 시작으로 먹을거리와 인연을 맺었다. <그곳에 가면 취하고 싶다>, <인생이 있는 식탁> 등 4권의 음식 관련 책을 냈다. MBC <여성시대> 등에 출연해 맛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타고난 체력과 품 넓은 열정을 재산 삼아 맛과 이미지의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행복하게 만드는 음식문화 정착에 자신의 일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의 시작은 밥상이 출발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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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읽어주는 여자] 풍덩풍덩, 그가 빠졌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하얀 강물에 빠졌다. 아마도 우피 골드버그가 흑인이 아니었다면 사진가 애니 라이보비츠는 이런 사진을 찍지 않았을지 모른다. 흰색과 까만색의 경계가 생겼지만 구분은 사라졌다. 때때로 사람을 만나 돌아서고 한참을 그 사람의 잔상으로 머리가 혼란스럽고 흔들거릴 때가 있다. 사랑의 시작일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