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에서 술 푸고, 대구탕집서 속 풀고

박미향 2011.08.05
조회수 11434 추천수 0

영화의 메카에서 김부현 피디가 추천한 영화스런 식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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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고! 컷! 이 소리는? 영화 촬영장에서 들리는 소리다. 어디서? 부산에서. 왜? 부산 하면 영화, 영화 하면 부산 아닌가. 일제 강점기의 주택과 1970~80년대 풍경이 옛날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골목마다 전해지는 이야기는 탄탄한 시나리오의 소재가 된다. 1000만명 넘게 본 <해운대>와 칸 영화제 수상에 빛나는 <올드보이>, <친구>, <무적자> 등 부산에서 촬영한 영화는 셀 수 없다. 지금도 부산은 ‘촬영중’이다. <펀치라인>(감독 박중구, 주연 유동근·김정훈)은 최근 부산 촬영을 마쳤고 <미스 고(GO)! 프로젝트>(감독 정범식, 주연 고현정·유해진)와 <퍼펙트 게임>(감독 박희곤, 주연 조승우·양동근)은 열심히 찍는 중이다. 밤샘 작업이 다반사인 영화 촬영은 튼튼한 체력이 필수다. 영화사 제작부장과 피디는 스트레스를 풀어줄 맛난 곳을 찾는 것도 중요한 업무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맛집 고수가 배출되기도 한다.
 <펀치라인>의 김부현 피디는 배우 유동근이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풍성한 맛집 정보를 꿰고 있다. 영화 촬영 내내 그의 실력은 돋보였다. 미포 오거리에 있는 ‘김선장횟집’(051-743-2259)에서는 밤새 감독과 배우가 작품에 대해 토론했고, ‘속씨원한 대구탕’(051-744-0238)에서는 속을 풀었다. “횟집의 다슬기죽은 부드럽고, 막 썰어 담은 회는 상쾌한 기분을 줍니다. 기차 소리, 파도 소리 정겹죠.” 24시간 영업하는 ‘속씨원한 대구탕’은 영화인들의 단골집이다. 벽 한쪽에는 영화인들의 사인이 줄줄이 사탕이다. 배우 하정우도 <황해>를 촬영하는 동안 이곳을 찾았다.
 김씨는 배우들이 더위로 다크서클이 아래턱까지 늘어지면 ‘최가네밀면’(051-746-8580)에 데려간다. 진드기 같은 더위 추방 비법이다. “세 명이 한 조로 가면 좋아요. 밀면 각각, 비빔면 한 개를 나눠 먹죠.” 영화인들에게는 10% 할인해주는 곳도 그가 챙겨둔 맛집이다. ‘헬로타이’(051-731-5033)는 비키니와 여름 해수욕장의 흥겨움에서 소외된 외로운 감정을 달래준다. 소주 한잔 기울이면서 피곤을 푸는 곳은 해운대시장 안에 있는 ‘소문난 자갈치산곰장어’(051-743-5340)였다. 배우들의 단골집도 생겼다. 부산이 고향인 배우 김윤석은 <황해>를 촬영하는 동안 해운대의 ‘동백섬횟집’을 찾았고, <무적자>에 출연한 조한선은 ‘미포 언양숯불갈비’를 주변에 추천했다. 영화인들이 찾은 곳은 이른바 대박을 친다. <해운대>의 주인공 만식이(배우 설경구)의 집이었던 ‘마라도횟집’은 대형 펼침막을 걸어 둘 정도로 명소가 되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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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 기자
한겨레신문에서 음식문화에 관한 다양한 기사를 쓰고 있다. 2000년에 직장인들의 야식을 주제로 한 연재물 '밤참'을 시작으로 먹을거리와 인연을 맺었다. <그곳에 가면 취하고 싶다>, <인생이 있는 식탁> 등 4권의 음식 관련 책을 냈다. MBC <여성시대> 등에 출연해 맛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타고난 체력과 품 넓은 열정을 재산 삼아 맛과 이미지의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행복하게 만드는 음식문화 정착에 자신의 일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의 시작은 밥상이 출발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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