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없을거라는 편견, 보란듯이 “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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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도 아니고 보이시하지도 않은 5차원의 그 진실 대신 거짓을 무기로 아바타 만들어 ‘저항’
부처스 컷의 국내산 한우로 만든 '뉴욕 스트립,코리언'스테이크
“남자친구는 있어요?” 2007년 후배 ㅈ이 한 디자인회사에 입사해서 들은 첫 질문이다. ㅈ은 “있다”고 답해버렸다. 괴짜 중에 괴짜인 ㅈ, 4~5차원 정도 되는 기발한 뇌 구조를 가진 ㅈ, 이마에 ‘진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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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등짝 빌려준 그, 우정은 간장게장 맛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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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학 교수님 된 소꼽친구, 루콜라 향기다 “폭탄주 1잔에 그랬던 네가 10잔도 괜찮다고?” 오랜만이었다. 그의 가늘고 앙상한 손마디를 잡은 것이, 얇은 어깨를 감싸 안은 것이. 7년 전 한국을 떠나 영국에 둥지 튼 친구를 만났다. 몇 년 안에 돌아올 줄 알았던 그의 유학길은 길어졌다. “네가 영국 학생들 앞에서 영어로만 강의한다니 멋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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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반죽에 사랑 얹었더니 꽃내음 물씬
강릉 서지초가뜰 최영간씨의 꽃전…대대로 내려온 종부들의 손맛
아무런 욕심 없이 세상을 떠돌던 조선시대 로맨티시스트 김삿갓이 ‘1년 봄빛을 뱃속에 전하누나’라고 예찬한 음식이 있다. 무엇이기에 발길 닿는 대로 떠돌던 이가 애정을 듬뿍 담아 한 줄 시로 남겼을까? 그의 시에서 실마리를 찾아보자. ‘작은 시냇가에서 솥뚜껑을 돌에다 받쳐/ 흰 가루와 푸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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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생활-쫀득한 재미-향긋한 웃음 ‘삼합’
[나랑 밥 먹을래요?]
젊은 날의 생기 잃지 않은 60대의 그녀의 비결 한식당 홍어삼합 먹으며 촘촘한 감칠 맛 ‘감탄’
여자가 늙는다는 것은? 초콜릿 상자 안에 형형색색의 초콜릿이 하나씩 둘씩 사라지는 듯한 참혹함을 보는 일? 인생의 가을을 아쉬워하면서도 안도의 숨을 몰아쉬는 일?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를 겨우 빠져나와 편안해지고 단단해진 것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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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재물 한아름 머금은 도미의 풍요
탈 없이 번성하라 뜻 담긴, 여경옥 셰프의 ‘파차이자위쥐안’
파차이자위쥐안
중식요리사 여경옥(49)씨는 16살에 요리를 시작했다. 세살 위인 형 여경래씨는 그보다 3년 먼저 팬을 잡았다. 형제는 중학교를 겨우 마쳤다. 주방에서 머리 위로 치솟는 불과 지글거리는 팬이 친구였다. 영화 속 무시무시한 중국 칼은 아끼고 배려하고 사랑해야 할 대상이었다. 조금이라도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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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한껏 취한 봄날 벚꽃동산의 맛
권오준 셰프의 ‘바라치라시’…샤리 위 가득한 해물 조각들
바라치라시
“오겡끼데스까~?(잘 지내나요?) 오겡끼데스까~?” 네모난 모양의 그릇에선 소리가 난다. 봄날 속절없이 떠나버린 ‘사랑’을 향해 안부를 묻는다. ‘바라치라시’에서는 아름다워서 애틋하고 가슴 아린 사랑이 울린다. 마치 천상의 꽃들이 잔치라도 벌인 것 같다. 한국의 일식당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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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파티엔 생기발랄한 요리가 최고
어윤권 셰프, 아스파라거스에 딸기·바닷가재 곁들여
아스파라거스 딸기 샐러드
4년이 흘렀다. 그날도 따스한 봄날이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리스토란테 에오’의 어윤권(41) 셰프를 <esc>가 만난 날이. <esc>가 200호까지 달리는 동안 그 남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레스토랑의 번지수가 바뀌었고 99.17㎡(30평)였던 공간은 373.55㎡(113평)가 되었다. 마당도 생겼다. 재즈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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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삶고 홍어·문어 내어라~
전국의 잔치음식…꼬막·두투·몸국 등 지방색 가득
잔치에서 음식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기쁜 일이 있을 때 여러 사람이 모여 즐기는 행사에서 음식이야말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잔치음식 중 대표는 역시 이름에서도 그 상징성이 느껴지는 잔치국수다. 예로부터 혼례나 생일 등 잔치가 있을 때면 국숫발처럼 길게 잘 살라는 의미에서 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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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년 전 화려했던 조선 왕후의 잔칫상
한복려 원장의 온면·갈비찜…이달 말 궁중잔치음식 재현 앞둬
온면
창덕궁 담을 따라 걷다 보면 아담한 한옥이 나온다. 궁중음식연구원이다. 봄 햇살은 100년 전과 다름없이 따스하다. 예순넷 나이에도 세월이 비켜간 듯 고운 자태의 한복려 원장이 반갑게 맞는다. 그는 조선왕조 궁중음식(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의 3대 기능보유자다. 2대 기능보유자였던 어머니 황혜성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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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그를 어쩌자고…, 후회 쓰나미
집요하고 과도한 집착, 뜨거운 열정 공유 떡 걸린 그 정치인 사진 때문에 술맛 뚝
1990년 민중당이 창당되었다. ㅇ은 대학 1학년생이었다. 그는 바람 부는 종로거리로 달려가서 창당 포스터를 붙였다. 포스터의 무게가 가벼워질 때쯤 교정에는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그날은 그가 선거운동을 뛴 선배가 과 학생회 회장으로 선출된 날이었다. 그는 축하연 장소가 적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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