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를 임신하면서 남편을따라 경상도토박이가 전남순천으로오지 10여년이 지났다. 처음 뭐때문이였는지 다들 전라도로 이사간다니 걱정부터해주시는이유를 알지못한채 그저 새로운지역에간다는 두려움이 앞섰던 철없는 새댁이였다. 집에만있는것보다 여러사람과 지역에 빨리적응해보고자 선택했던게 병원영양사로 뛰어들었다.
유치원영양사에서 병원영양사의 업무는 내 생각과는 완전다른부분이였다. 아이들을 좋아했던터라 직업에도 항상 웃음이 따라왔는데 병원에가니 툭하면 불려가"밥맛없다..반찬이 이게뭐냐..환자식에따라 식단이 달라지는데도 환자분들은 먹을게없으니 더아프다며 점심시간마다 온갖투정을 던지시길 하루이틀..한달..두달...그러다보니 지쳐가는건 나와 뱃속아기뿐이였다.
거기다 입덧도심해서 조리실밥통뚜껑만봐도 헛구역질하니 몇달사이에 살이 5kg이나빠졌다. 그렇게 힘들게 직장생활과 입덧의 말못할 어려움을 겪고있을즘..김할머니를 만났다.
"어이..선생..우리손주가 편식에 변비도 심해..어떻하면 좋다냐? "야채를 먹이셔야하는데 억지로 먹이지말고 총총 채썰어 고기와 섞어도 먹이시고. 야채즙도 먹여보세요. 야채즙에 밀가루반죽해서 예쁘게해서 수제비만들어먹여셔도좋을거예요. 아이들은 식감도 중요하지만 봐서 예쁘면 절로 먹거든요. 그렇게 김할머니와 난 손주아이이야기와 내 뱃속아이이야기등등 간간히 주고받게되었고 밥투정하시던 몇몇분의 환자분에게 "선생이 어이알아서 챙길가?하옇던 집에서하는버릇 여기와서도 하면안되는거여~"하며 내편에서 시원하게 말씀도 해주셨다. "선생..요즘도 통 못먹어..살이 저번보다 더 빠진것같아..입덧이 그리심해 어쩌누..먹고싶은건없어?"하시는데 갑자기 몸과 마음이 힘든시기였던지 울컥하고 친정엄마생각에 병원복도에서 엉엉 울고말았다.
아무말도없이 "그래""그래" 하시며 등을 토닥여주시던 김할머니께서는 간호사선생님께 "이게 다맞고 나 잠깐만 나같다올께..잠깐이면되..하시며 양해를구하셨고 나를 데리고 병원아래에있던 순대 국밥집으로 데리고 가셨다..
"자..어여...한숟가락먹어봐"하시며 후후 불어주시던 김할머니..근데 신기하게도 몇일동안 밥한번 제대로 못먹던나는 순대국밥한그릇을 거뜬히 비웠고 그후 입덧을하지않았다. 김할머니퇴원하실쯤 아이출산으로 뵙지못했는데 아직도 순대국밥을보면 김할머니생각이 연기처럼 폴폴떠오른다.
할머니..그때 사주신 순대국밥은 엄마의 정이 그리웠던 저한테 바로 엄마의 마음같은거였어요. 지금은 두아이의 엄마가되었는데..할머닌 건강하시죠..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