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유수와 같다더니...제가 벌써 쉰을 넘어서 예순을 바라보며 달려 가고 있네요. 오남매 중
셋째로 부모님을 비롯하여 언니,오빠 사랑을 뜸뿍 받으며 자라온 제가 결혼하여 2남1녀를 둔
중년의 주부가 되었네요. 60년대의 베이붐 세대에 태어나 넉넉지는 않지만 부족함 없이 배우고
자랄 수 있게 됨을 중년이된 지금에야 부모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며, 유달리 맛깔난 음식으로
우리들의 건강을 지켜 주셨던 엄마를 생각 해봅니다. 철따라 맛있는 갖가지 김치와 나물들....
이맘때면 열무와 얼갈이 배추를 섞어 풋고추와 보리밥을 함께 갈아 멸치젓갈을 넣어 담가 하루쯤
실온에 숙성 시킨후 냉장고에 넣고 갓 지은 완두콩밥과 함께 먹는 그맛!!캬 지금도 잊지 못할 추억의 꿀 맛 입니다. 요즘엔 동치미가 사계절 먹을 수 있지만 그 시절엔 겨울 김장때 담근 동치미를 겨울내내 텃밭 뒤켠에 뭍어 두고 살얼음 동동한 동치미와 고구마를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 하던때~아
그 시절로 돌아 가고 싶습니다. 엄마만의 비법으로 아삭아삭 깔끔한 동치미, 먹어도 먹어도 또 생각나는 사랑의 동치미...얼마전 TV에서 동치미 막국수를 보면서 엄마의 최고의 맛 "동치미'를 떠올리
며 지금은 노쇠하여 미각을 잃어 버리신 엄마를 생각하니 와락 눈물이 흐르네요. 사랑으로,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 키워 주셨는데, 내 아이 키우느라 이런,저런 핑계대며 자주 찾아 뵙지 못하고 외로움
안겨 드려 죄송한 맘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어린시절 외사촌 오빠들도 엄마의 최고의 맛평가단으로
엄마의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즐거워했던 그림같은 시간이 스치네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제가 엄마의 손맛을 선물로 받아 제 아이들도 엄마표 음식을 넘 좋아하고 친구들에게 자랑하며 맛있게 먹고 잘자라고 있답니다.엄마 건강하게 오래 오래 곁에 계셔 주세요. 엄마 사랑을 뜸뿍 받은 둘째 딸이 사랑 받은 만큼, 선물로 주신 손맛으로 사랑이라는 최고의 재료를 더하여 엄마의 입맛을
일깨울 맛있는 음식 많이 만들어 찾아 뵐께요. 때이른 더위로 지친 모든이에게 갈증을 해소 시키고, 피로를 식혀 줄 수 있는 엄마의 최고의 동치미를 모두에게 나눠 드리고 싶습니다. 긴긴 얘기 보따리
풀어 놓고 깔 깔 깔 웃으며 , 여름 저녁이면 평상에 둘러 앉아 별과 함께 풀 벌레소리 들으며 시원한 수박 한입 먹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건강하세요. 오래~오래~ 사랑의 동치미도~모두 모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