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헤어진 부모를 만난 시간도 아니요 형제자매를 만난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뭐 그런 일로...” 라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필자가 겪은 작은 전율과 진한 감동을 맣은 분들에게 전하고자 글을 씁니다.
이야기는 2년전 고향 부모님집 앞에 개인택시가 멈춰도니만 부모님 연세 정도 되시는 낯선 어르신 두 분이 아버지를 찾았고 아버지를 만난 어르신들은 자신들이 이곳을 찾은 사연을 털어 놓았다.
충남에서 고추농사와 쌀농사를 지으시는 68세가 되신 어르신은 43년전의 고마움을 잊지 못해 감사의 인사를 하러 부모님을 물어물어 찾아오신 것이다.
43년전 1967년 지금 부모님이 생활하시는 곳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당시 동뎅이라는 지명으로 마을에는 7가구가 생활하고 있었고 이곳은 군부대와 아주 인접한 동네였다. 당시 부모님들은 결혼을 한지 얼마되지 않은 신혼이었다.
67년 다소 많은 나이인 25세의 나이로 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치고 그곳에서 군복무를 하던 어르신은 부대에서 주는 밥으로는 허기를 면할 수 없었고 초소 근무를 마치고 염치를 무릎 쓰고 부모님 집을 찾아 밥을 부탁하였다고 한다. 농촌생활에 신혼살림에 뭐 찬거리조차 변변치 못했지만 그때 어머니가 해 주신 콩밥을 얻어 드셨다고 한다. 그 후 어르신은 영천에서 6개월의 군 복무를 하다 월남전쟁에 파병을 하였고, 제대후 지금 생활하시는 충남에서 생활하고 계신다고 한다. 그동안 몇 번이고 찾아봐야지! 찾아봐야지! 하시다가 이번에 큰 마음을 먹고 영천과 가까운 대구에 생활하는 친구와 택시를 대절하여 당시 자신이 근무했던 동뎅이라는 곳을 찾았으나 그곳은 잡초와 수풀만 우겨져 있었고 인근 마을에서 수소문을 하여 부모님들을 찾아오신 것이었다. 어르신은 인근 식당에서 부모님께 점심 식사를 대접하였고 다음에 충남으로 놀러 한번 오시라면서 연락처를 적어 주고 가셨다고 한다.
부모님께 그분을 기억하시냐고 물었더니 “우예 알겠노!, 기억 안 나는데 참 고마운 분이시다.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네” 라고 하셨다.
콩밥 한 그릇이 무엇이 길래 43년이란 시간과 충남에서 이곳 경북 영천이란 공간을 뛰어넘어 고마움을 잊지 않고 찾아오신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편으로 ‘아직도 이런 분이 계시구나!’ 라고도 생각해 보았고 ‘난 혹시나 고마움과 감사의 인사를 잊고 생활하지는 않았나?’ 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이것 정도는 하는 마음으로 남에게 받은 고마움을 쉽게 잊기도 하고 또 지나쳐버리기도 하는데 43년 동안 고마움을 잊지 않고 찾아오신 어르신을 생각하면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알고 또 가까이 있는 부모님, 형제, 이웃, 직장동료 등에 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생활하여야 되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