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esc’ 비상대책위원회 팔도 김치선수들을 보호하라

박미향 2012.04.29
조회수 12833 추천수 0

 

gim.JPG 여기는 <esc> 비상대책위원회. 군경 수뇌부가 모였다.
송 경장 지금부터 비상대책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18시30분 발생한 ‘<esc>배 내가 제일 잘나가 김치선발대회’ 테러 사건에 대해 브리핑하겠습니다. 현재 범인은 대회장에 독가스를 살포하겠다고 협박중이며 10분 안에 참가 선수들을 대피시켜야 합니다.
김 본부장 야, 안 돼! 생각을 해봐. 10분 안에 누가 어떻게 대피를 시키냐? 좋아, 내가 대피시키러 간다고 쳐! 팔도 김치선수들 다 모였잖아. 킁킁 코로 냄새 맡잖아. 김치선수들 변태라고 다, 날 때려. 마이크 잡으려고 하잖아. 옛날얘기 좋아하는 묵은지 회장이 먼저 시작해.
“김치는 3000여년 전 중국의 고서 <시경>에 ‘저’(菹·김치 저)라고 적힌 게 첫 기록입니다. 채소를 식초나 소금에 절인 게 있었답니다. 신라 성덕왕 때 돌로 만든 김칫독을 쓴 기록이 있어 그때나 이전부터 김치를 먹은 걸로 추정하죠. 고려중기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는 ‘소금에 절인 김치는 겨울 내내 반찬이 되네’라고 적혀 있어요. 이땐 고춧가루 대신 전초 같은 향신료를 넣었어요. 붉은 김치는 <증보산림경제>(1766년)에 나옵니다. 임진왜란 이후 들어온 고춧가루로 빨개졌죠.”
이렇게 말하는데 내가 어떻게 끊냐! 듣고 있으면 흰쌀밥 절로 생각나! 김 모락모락 나는 밥 가져오지, 전라도 고들빼기김치한테 가, 밥이랑 먹게 한쪽 볼 떼주시면 안 돼요? 바로 따귀 날아와. 다른 김치들 가만있겠어? 왜 고들빼기만 예뻐하냐, 농간이 있는 거 아니냐 하지. 별 희한한 김치들이 소리 질러대, 전라도 감태김치랑, 경상도 골곰짠지(무말랭이, 말린 고춧잎 등으로 만든 김치)도 달려들어. 서울 석류김치, 경기 꿩김치에, 강원 오징어김치까지 난리야. 충청도 시금치김치, 황해도 고수김치에다, 평안도 백김치, 함경도 콩나물김치까지 달려들겠지. 언제 대피시키냐? 백령도와 제주도 김치는 조용해서 물어보지, 안 왔어. <esc>가 걔들 만나러 갔대.
김 소장 지금 뭐하는 겁니까! 지금부터 내 지시에 따른다! 백령도 김태평(현빈) 일병을 불러 미인계를 쓴다. 알겠나!
경장 백령도에 없답니다. 인도네시아 가서 안 왔답니다.
소장 그지? 없지? 사람 불러야 돼!
본부장 뭘 또 사람을 불러, 야! 사람도 없는데. 일단은 범인이 뭘 요구하는지 알아야지.
경장 10억원을 달랍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움직이셔야 합니다.
본부장 야, 안 돼! 야, 넌 또 이런 생각 하지. 고춧가루 확 부어버릴까. 내가 맞혔지. 안 돼, 올해 고춧값이 너무 올라서 김장도 못할 지경이야.
경장 대통령님께서 오고 계십니다. 차렷! 경례! 바로! 시간이 없습니다.
대통령 고생이 많아요. 본부장, 올해 김치는 200포기 담갔나?
본부장 20포기 담갔습니다. 200포기는 70년대 얘기죠.
대통령 하하하, 소장, 배추 절이는 데 힘들었나?
소장 절인 배추 사서 김장했습니다. 올해 이게 대셉니다.
김 실장 식순에 따라 가수 김치가 ‘미쳐서 그래’를 부르겠습니다. (김치 나왔다 들어가고) 빨리 가셔야겠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미국산 스테이크를 쏜답니다.
대통령 그래? 그럼 가야지.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참고 서적 <아름다운 향토음식>, <전통저장음식>, <한국식품문화사>, <한국음식문화와 콘텐츠>
----------------------------------------------------------------------------------

바람이 키운 배추, 바다가 낳은 액젓......김치에 숨은 비밀

bakk.jpg

여인들은 흰 수건을 동여매고 쪼그려 앉았다. 결연하다. 열심히 무치고 다듬는다. 생을 다한 채소들도 늘어져 있다. 배추들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흑백사진에는 옛 기억이 숨어 있다. 김장날이다. 김치만큼 흔한 먹을거리도 없다. 비범함은 평범함에 숨어 있는 법이다. 김치는 지역별·시대별로 다른 모습, 다른 형태였다. 수백 가지다. 민들레와 대구도 김치의 재료였다. 창난젓, 게는 말할 것도 없다. 생선비늘처럼 칼집을 낸 비늘김치나 생소한 이름의 깍두기인 감동젓은 듣기만 해도 신선하다. 재미있는 김치는 굳이 영양가를 따지지 않아도 눈과 입이 즐겁다. 육지와 떨어진 섬에도 ‘아, 눈이 번쩍, 귀가 쫑긋’한 김치들이 있어 <esc>가 찾아 나섰다.

“오늘 배 떠요?” “글쎄요, 아직은 괜찮은데.”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로 4시간여 거리. 그나마 파도가 잔잔해야 갈 수 있는 곳이 백령도(인천시 옹진군 백령면)다. 백령도는 언제나 우리 시야 저 너머에 존재한다. 가장 북쪽에 있어서다. 이 바다는 ‘물 반, 고기 반’이라 해도 이 섬은 ‘민간인 반, 군인 반’이다.
지난 10일 바람은 옅고 바다는 고요했다. 운수 좋은 날이다. 배 안은 코 고는 소리가 요란하다. 용기포 선착장은 시끌벅적해졌다. 날을 빳빳하게 세운 군복을 입은 ‘귀신 잡는’ 해병대와 울긋불긋 꽃단장한 아낙네와 남자들이 막 하선한 것이다.

최고의 까나리액젓 가진 백령도에선 간장이 필요 없어

bak.jpg


백령면 가을2리 ‘시골칼국수’의 낡은 문을 밀어젖히자 주인 박형화(49)씨가 반갑게 맞는다. “뭐한다고, 이리 먼 데까지 오셨어요. 김치, 뭐 볼 거 있다고.” 부엌에는 절인 배추가 산더미다. 예전 백령도 사람들은 배추를 소금에 절이지 않았다. 귀한 소금을 퍽퍽 배추에 뿌릴 수는 없었다. 추수가 끝나면 볏짚으로 만든 망에 배추를 담아 바닷가로 갔다. 이고 지고 온 망은 짠 바닷물이 밀려드는 바위틈에 조심스럽게 끼워 넣었다. 그리고 그 위에 돌을 얹었다. 10시간이면 바닷물이 아삭한 배추를 쓰다듬고 다독거린다. 바닷물에 절은 배추는 힘없이 축축 늘어지지 않는다. 또다른 도약을 위해 꼿꼿이 등을 세운 육상선수처럼 결이 살아 있다. 바닷물과 만난 배추의 짠맛은 짜되 고소하다. “그렇게 가져와서 집 앞 논두렁 개울물을 깨서 씻어냈지.” 물이 깨끗했던 시절 이야기다.
박씨의 시어머니 김복순(76·위 사진)씨가 배추 양념을 버무린다. 까나리액젓이 담긴 빨간 고무대야에 고춧가루가 뿌려지자, 파란 파와 흰 무채가 금세 붉어진다. 큰 주걱으로 휘휘 저었다. 레닌의 깃발보다 더 빨간 양념이 동심원을 그린다. “까나리액젓만 써요. 우리는.” 백령도 까나리액젓은 둘째가라면 서럽게, 맛있다. 이곳 주민들은 간장 대신 모든 음식에 까나리액젓을 넣는다. 평범한 배추김치가 탄생한다.
“자, 배추김치 만들고 나면 남은 거 모아 호박김치를 담급니다.” 요놈이 신기하다. 백령도에만 있는 호박김치다. “옛날에는 호박우거지라고 불렀어.” 김장하고 남은 배추 부스러기, 납작하게 썰어 살짝 소금에 절인 무, 멍든 것처럼 퍼런 시래기들을 한데 불러 모은다. 호박도 듬성듬성 썰어 합친다. “예전에는 호박을 껍질째 넣었지.” 수십년 동안 수백번은 더 버무렸을 주름진 손으로 김씨는 서걱서걱 재료들을 섞는다. “가만 산초가 빠졌네.” 산초는 고춧가루가 전해지기 전에 우리 선조들이 썼던 향신료다. 알싸한 향이 코끝을 때리고 정신이 번쩍 난다. 까나리액젓과 생강, 마늘도 빠지지 않는다. 두 손에 가득 담긴 액젓이 와락 채소들한테 안긴다. “자, 알 가져와라.” 김씨의 주문에 며느리가 쪼르르 부엌 안쪽으로 들어간다. 탱글탱글한 덩어리들이 나온다. 숨을 할딱거리면서 뛰어온 어린아이처럼 붉은, 활활 타기 전에 서서히 피어오르는 모닥불처럼 빨간, 비틀거리면서 어두운 골목을 걷는 술꾼의 달아오른 볼처럼 뻘건 알 한 무더기가 나타났다. “꺽주기 알이야. 맞다. 육지 사람들은 꺽주기라고 하면 모를 거야. 삼식이 알이야.” 삼식이는 쏨뱅이목 삼세기과의 바닷물고기 삼세기를 말한다. 주로 매운탕으로 먹는다. 이름도 다양하다. 포항에서는 수베기, 경기도와 강화도에서는 꺽지, 전라도와 강원도에서는 삼수기, 멍텅구리, 서울이나 태안에서는 꺽쟁이, 경상남도에서는 탱수라고 부른다. 삼식이나 꺽주기는 경기도와 전라도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호박김치 속에서 아드득 터지는 꺽주기 알

bakkk.jpg

백령도 사람들은 늦가을이나 이른 겨울에 삼세기 알을 챙겨뒀다 11월 말이나 12월 초 김장철에 꺼내 쓴다. 삼세기 알은 백령도 호박김치가 다른 지역의 호박김치와 다른 특징이다. 호박지라고도 부르는 충청도 호박김치는 호박, 배추와 무청, 황석어젓, 고춧가루로 만든다.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것도 다르다. 한때 백령도는 황해도였다. 짜지도 맵지도 않고 기교도 없는 소박한 황해도 음식의 흔적이 백령도에 남아 있다. 황해도 호박김치에는 산초가 꼭 들어간다. 버무리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1주일 정도 푹 삭혔다가 자박자박 물을 부어 끓여 먹었다. 찌개용 김치인 셈이다.
“왜 맛있느냐고? 배추도 무도 지금 맛있고, 꺽주기 알도 지금 맛있고 산초도 맛있으니깐.” 통통 터지는 알 맛이 예사롭지 않다. 대포를 삶아 먹는 것처럼 아드득아드득 소리가 난다.
바다의 짠내가 아삭아삭 풍미를 자랑하고, 고소한 미각이 숨어 있다 되살아난 것처럼 신선하다. 백령도 배추는 해풍이 키웠다고 했다. 박씨의 집 뒤에는 작은 배추밭이 있다. “올해는 비료도 안 줬어요. 해풍 때문인지 병충해가 없다니까.” 백령도에는 배추농장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집집마다 텃밭에 먹을 만큼만 재배한다. 자급자족해야 했던 섬만의 특징이다.
음식은 무릇 맛보는 이가 있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법! 호박김치를 들고 맛볼 이를 찾아 나섰다. 백령도 하면 또 해병대 현빈이다. 현빈이 근무한다는 63대대로 향했다. 극성스러운 팬이 있을 법도 한데 개미새끼도 없이 조용하다. 초코파이도 잊지 않았다. 군인들의 일용할 양식이다. “면회하러 왔는데요?” 부대 들머리에서 물었다. “어느 중대죠? 중대를 알아야 하는데.” 맞다. 중대를 모른다. 해병대는 중대 행정반에 먼저 연락해서 면회 날짜를 잡아야 한다고 한다. “현빈 잘 있느냐”고 물었다. “혹시 현빈 면회 오셨어요?” 어린 군인은 기가 찬 표정이다. 김치냄새가 솔솔 뒷목을 붙잡는다. 섬 주민들은 백령도에 현빈이 없다고 했다. 인도네시아에 간 뒤로 섬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불편할지도 모를 ‘진실’은 알 도리가 없다.
 
배추꽃대, 유채 줄기·잎, 봄동…제주김치는 철마다 변신

jeju.jpg

남한 최북단의 백령도에서 기수를 남쪽으로 틀었다. 따뜻한 남쪽의 섬 제주도에는 어떤 김치가 있을까? 지난 14일 새벽, 제주도는 온통 관광객으로 벅적였다. 제주시 용담동 김숙자(65)씨는 한창 절인 배추와 무를 손질하고 있었다. 그는 제주 토박이다. “예전에 제주는 바닷물에 배추를 절였어.” 백령도도 그렇다. 여기도 배추농장은 없다. 집집마다 마당에 작은 텃밭이 있어서 배추를 기른다. 거름이 유기농이다. 볏짚을 돼지우리에 넣었다가 돼지발에 차여 납작해지면 꺼낸다. 거기다가 보리씨앗을 섞어 삭힌 뒤 외양간에 넣는다. 그러면 소발에 차인 거름이 만들어진다. 오줌도 귀했다. “거름으로 쓸 오줌을 그냥 누면 할머니한테 혼났어.” 제주도 사람들은 날씨가 따스해서 오래 보관하는 김장김치보다는 바로바로 만들어 먹던 김치를 담갔다.
김씨가 질긴 배추 잎들을 가져온다. 퍼데기김치(퍼데기짐치) 재료다. 퍼데기배추는 요즘 개량배추와 달리 집 울타리나 노지에서 저 혼자 자란 독립적인 배추다. 요즘 배추보다 질기고 색도 더 짙다. 멸치, 다시마, 양파로 한껏 우린 물에 고춧가루를 넣어 반죽한다. 제주도 멸치액젓이 맛을 낸다. 살살 바르면 완성. “이제 삐짐치만들자.”
삐짐치는 무김치다. 멸치액젓, 고춧가루, 마늘, 생강이 양념이다. “예전에 무는 손으로 그냥 껍질을 깎아 먹었지.” 김씨는 고추를 채 썰고 빻는다. 가루가 아니라 굵은 고추 조각이 튀어나온다. 예전 방식이란다. 제주향토음식연구가 김지순씨는 “제주도는 고춧가루가 귀해서 김치에 적게 썼고 제주 흙으로 빚은 독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제주도에는 이른 봄에 솟은 봄동으로 담근 김치, 꽃피기 전에 연한 유채 줄기와 잎으로 담근 유채김치, 동지김치가 있었다. 겨울을 넘긴 배추는 봄에 꽃대가 올라온다. 동지나물이라고 불렀다. 동지나물이 꽃피기 전 어린줄기와 잎으로 담근 김치가 동지김치다. “밥이나 먹고 가.” 김씨가 잡아끈다. 식탁에는 아시아 열대지방이 원산지인 생강과의 양하로 만든 장아찌가 나왔다. 퍼데기김치가 씹을수록 배추 잎의 싱그러운 식감이 살아나듯 양하장아찌도 맛볼수록 상큼함이 피어올랐다. 제주도에는 장선우 감독이 산다. 김치를 싸들고 배우 현빈 대신 감독 장선우를 만나러 나서본다.


백령도·제주도=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요리 박형화, 김숙자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박미향 기자
한겨레신문에서 음식문화에 관한 다양한 기사를 쓰고 있다. 2000년에 직장인들의 야식을 주제로 한 연재물 '밤참'을 시작으로 먹을거리와 인연을 맺었다. <그곳에 가면 취하고 싶다>, <인생이 있는 식탁> 등 4권의 음식 관련 책을 냈다. MBC <여성시대> 등에 출연해 맛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타고난 체력과 품 넓은 열정을 재산 삼아 맛과 이미지의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행복하게 만드는 음식문화 정착에 자신의 일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의 시작은 밥상이 출발이라고 믿는다.
이메일 : mh@hani.co.kr       트위터 : psolsol      

최신글

엮인글 :
http://kkini.hani.co.kr/11723/767/trackback
List of Articles

시원해서 더 달콤한 초콜릿 음료

  • 박미향
  • | 2012.08.16

코코넛 풍미가 곁들여진 아이스 초콜릿 쇼콜라티에 루이 강이 제안하는 여름철 별미 간단하고 특별한 초콜릿 음료수 만들기 profile 루이 강 프랑스 ‘르 코르동 블뢰’에서 수학했다. 독일, 캐나다 등의 전문 쇼콜라티에 코스를 밟고 2010년 자신의 초콜릿 공방을 열었다. “혹시 마셔보셨어요? 굴을 갈아 넣은 초콜릿 음료를!” 쇼콜라티에(초콜릿 요리사) 루이 강(본명 강호성...

쫄깃쫄깃 탱탱 소바의 계절이 왔어요~

  • 박미향
  • | 2012.05.22

한국 주재 일본 언론인 요시다 히로야씨와 함께 떠난 서울 소바 여행 스바루 모리소바 “일본은 외식업체의 경쟁이 심해서 점점 가격이 내려가요. 한국과는 반대죠.” 요시다 히로야(37)씨의 첫마디다. 그는 일본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현재 케이아르뉴스(KR NEWS)에서 근무하는 언론인이다. 케이아르뉴스는 한국에 사무실을 두고 일본인들에게 한국의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

노무현의 와인, 그 뒷이야기

  • 박미향
  • | 2012.05.22

<53> 박미향 기자의 '나랑 밥 먹을래요?' 노무현 전 대통령 즐겼던 산딸기와인 개발한 최석용씨와의 짧은 통화 그날은 휑한 들에 버려진 볏짚처럼 볼품없는 평범한 아침이었다. 그 하루를 싼 방식으로 소비하기 위해 다크서클이 축축 늘어진 판다곰 몰골로 리모컨을 끌어당겼다. “띵~” 티브이가 어둠을 걷는 동시에 뉴스가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

멋쟁이 박 대리 오늘 마장동에 뜬다

  • 박미향
  • | 2012.04.29

저렴하고 질 좋은 한우로 젊은 직장인들 회식장소로 인기, 마장축산물시장 오늘은 회식이 있는 날. 박유라 대리는 퇴근 무렵 동료들과 즐거운 눈빛을 교환한다. 업무를 마치자마자 동료들과 ‘고고씽!’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이 달려간 곳은 ‘마장축산물시장’(서울 성동구 마장동)의 먹자골목이다. 박씨는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일터가 있다. 신발 브랜드 ‘탐스’ 등을 ...

홍삼이 와인을 만났을 때

  • 박미향
  • | 2012.04.29

정통 프랑스 요리에 홍삼으로 건강 더하는 강경진셰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뒷골목에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 ‘스웰’. 문을 열자 식탁에 ‘오리가슴살 스테이크’와 ‘뱅쇼’가 새초롬하게 앉아 있다. 대표적인 프랑스 음식들이다. 오리가슴살은 프랑스 고급요리에 자주 사용되는 식재료이다. 바삭한 거죽 아래에는 부드러운 속살이 둘둘 말려 부드러운 감촉을 자랑한다. 적당한 핏...

혀끝에 닿는 술맛, "감렬한데!"

  • 박미향
  • | 2012.04.29

국순당 부설연구소에서 듣는 전통주 복원 이야기 조선시대 풍속화 ‘야연’(野宴·작자 미상)에는 술 냄새가 난다. 누런 채색은 시큼한 동동주를 뿌린 듯하다. 세상살이 아랑곳하지 않고 소풍 나온 사내의 손에는 제 목숨인 양 꼭 붙잡고 있는 술병이 있다. 얇고 가는 주둥이에서는 다섯명의 사내와 두명의 아낙을 단숨에 흐드러지게 삼킬 만큼 달고 신 술 향이 솔솔 뿜어난...

우리 맛의 본류 - 김치 익어가는 세가지 빛깔

  • 박미향
  • | 2012.04.29

이 땅에서 철든 재료의 절묘한 조화 몸에 좋아 맛도 좋은 김치 가풍 > 한살림 회원 손순향(54)씨는 건강김치 만들기의 달인이다. 번잡한 서울 한복판 아파트에서 무려 21년간 겨울바람이 불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동네 주민들을 다독거려 김치를 담가왔다. 손맛 좋기로 소문난 시어머니의 솜씨도 고스란히 배웠다. 그의 비법 중 하나는 ‘제철 식재료’를 100% 활용하는 것이...

김장 잔치는 색다른 요리로

  • 박미향
  • | 2012.04.29

지지고 볶고 찌고 끓이면 김치보다 '청출어람' ‘김장은 반년 양식’이라고 했다. 한해를 책임지는 먹을거리다. 그래서 김장날은 잔칫날이다. 마을 사람들은 함께 품앗이를 하고 돼지고기를 삶아 나눠 먹으며 노고를 풀었다. 김장김치만의 매력이다. 굴도 사각사각 방금 담근 김치에 싸 먹었다. 세상이 변해 막 담근 김치로 만드는 별난 요리들도 많이 생겼다. 김치의 맛도 즐기...

김장철 ‘esc’ 비상대책위원회 팔도 김치선수들을 보호하라

  • 박미향
  • | 2012.04.29

여기는 <esc> 비상대책위원회. 군경 수뇌부가 모였다. 송 경장 지금부터 비상대책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18시30분 발생한 ‘<esc>배 내가 제일 잘나가 김치선발대회’ 테러 사건에 대해 브리핑하겠습니다. 현재 범인은 대회장에 독가스를 살포하겠다고 협박중이며 10분 안에 참가 선수들을 대피시켜야 합니다. 김 본부장 야, 안 돼! 생각을 해봐. 10분 안에 누가 어떻게 대피를 ...

노르웨이의 숲이 접시 위에 오르다

  • 박미향
  • | 2012.04.29

스웨덴 셰프 비에른 프란첸이 말하는 북유럽 자연식 '노르딕 퀴진'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 제4교시 사회탐구영역(세계지리) 1. 다음 제시어들과 무관한 나라는 어디인가? 사보이 꽃병, 개미 의자, 후고 알바르 헨리크 알토, 뱅앤올룹슨, 이케아, 판톤 의자, 빙하, 전나무, 백야, 바이킹, 비틀스, 무라카미 하루키 ① 덴마크 ② 스웨덴 ③ 노르웨이 ④ 크로아티아 ⑤...